만들어진 신 2장 요약 1/2에 이어서...

2.5. 불가지론자, 불신자의 또 다른 이름? (The Poverty of Agnosticism)

그는 불가지론을 두 가지 범주로 나누고 있습니다:
나는 먼저 불가지론을 두 가지로 구분하고자 한다. TAP 즉, 실질상의 일시적 불가지론(Temporary Agnosticism In Practice) 은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명확한 답이 실제로 있지만 아직 거기에 도달할 증거가 부족할 때(또는 그 증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증거를 살펴볼 시간이 없을 때) 취하는, 합리적인 중도적 입장이다. TAP는 페름기 절멸을 대하는 합당한 입장일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그것을 알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취하는 중도 입장도 있다. 나는 그것을 PAP(Permanent Agnosticism In Principle: 원리상의 영구적 불가지론)라고 부르고자 한다. (...omitted...) PAP 형태의 불가지론은 우리가 아무리 증거를 모은다 해도 증거라는 개념 자체를 적용할 수 없기에 답을 결코 얻을 수 없는 질문들에 알맞다. 그런 질문은 증거가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선 다른 평면 혹은 다른 차원에 존재한다. "당신과 내가 바라보는 빨강이 똑같은 빨강인가?" (Qualia, The Problem of Other Minds 등 --Alan Kang) 라는 질문 같은 철학적 재담이 그런 사례에 속할 것이다.

--p78~79
이러한 구분을 한 이유는 "신 가설"이 PAP가 아닌 TAP에 속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언젠가는 답을 알 수 있는 문제이며, 엄연한 과학적 가설이라는 뜻입니다. 혹은 "신의 존재가 어떤 식으로든 확실하게 증명되거나 반증될 수 없다고 할지라도, 가용 증거와 추론을 통해 50% 이상의 확률 추정값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킨스가 여기에서 강조하는 것은 무언가의 존재에 대해 확답을 할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할 확률과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딱 반반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건데요, 그런 의미에서 신존재에 대한 "확률 스팩트럼" 개념을 제시합니다:
확률 스펙트럼이라는 개념을 통해 신의 존재에 관한 인간의 판단들을 확실성이라는 양극단 사이에 놓인 스펙트럼 상에 나열해보자. 그 스펙트럼은 연속적이지만, 다음의 7가지 이정표를 이용하여 구문할 수 있다.
  1. 강한 유신론자.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100퍼센트 확신함. CarlJung의 말을 빌리면, "나는 믿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이다."
  2. 확률이 아주 높지만 100퍼센트는 아님. 사실상 유신론자. "나는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신을 굳게 믿으며 신이 있다는 가정 하에 산다."
  3. 50퍼센트 보다 높지만 아주 높지는 않음. 기술적으로는 불가지론자지만 유신론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신이 있다고 믿고 싶다."
  4. 정확히 50퍼센트. 철저하게 불편부당한 불가지론자. "신의 존재와 비존재는 확률상 똑같다."
  5. 50퍼센트보다 낮지만 그리 낮지는 않음. 기술적으로는 불가지론자지만 무신론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 "신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존재에 회의적인 쪽이다."
  6. 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0은 아님. 사실상 무신론자.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신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신이 없다는 가정 하에 산다."
  7. 강한 무신론자. "융이 신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확신한 것만큼 나는 신이 없다는 것을 한다."
7 에 속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1과 대칭이 되도록 했다. 1에 속한 사람들은 많다. (...omitted...) 무신론자는 신앙을 지니지 않는다. 그리고 이성만으로는 명백히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에 대해 전적인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 따라서 7번 범주는 헌신적인 구성원들이 많은 반대편의 1번 범주에 비하면 텅 비어 있다. 나는 내 자신이 6번에 속한다고 보지만, 7번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나는 정원 밑의 요정에 대해서만큼 신에 대해서도 불가지론자다.

--p81~82
저는 사실 이 부분을 읽고나서도 여전히 불가지론자로 남아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불가지론, 주관적 관념론, 과학적 방법론"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6. 과학 너머에 종교가 있다? (NOMA)

이 섹션은 S.J.Gould(미국의 고생물학자. 리차드 도킨스의 논적이었으나 암으로 몇 해 전 사망)의 과학과 종교 사이의 NOMA(겹치지 않는 교도권 - nonoverlapping magisterium) 개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NOMA에 의하면 과학은 과학이고 종교는 종교이고 서로 겹치는 일이 없으니 평화롭게 양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 가설"에 대한 과학적 비판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킨스는 이런 개념을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일단,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을 신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그가 느끼기엔 불편한 것이죠:
천문학자 마틴 리스는 저서 "우리 우주 서식지"의 첫 머리에서 궁극적인 질문이 될만한 것을 두 가지 제시하고 NOMA에 우호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가장 큰 수수께끼는 도대체 왜 무엇인가가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방정식들에 생명을 불어넣고 그것들을 현실 우주로 구현시킨 것이 무엇일까? 그러나 그런 질문들은 과학 너머에 있다. 그것들은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의 영역이다.

나는 그것들이 정말로 과학 너머에 있다면 마찬가지로 신학자들의 영역 너머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철학자들이 자신들을 신학자들과 한통속으로 묶는 리스에게 고마워할까?). 나는 더 나아가 신학자들이 도대체 어떤 의미에서 영역을 지니고 있다는 것인지 알아보고 싶다는 유혹을 느낀다.

(...omitted...)

아마 과학이 영구히 도달할 수 없는, 진정으로 심오하고 의미 있는 질문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양자론은 불가해한 무언가의 문을 이미 두드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 사람들은 어떤 궁극적인 질문에 대해 과학이 대답할 수 없다면 종교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p90,91

또 한가지는, NOMA가 성립할만큼 과학을 침해하지 않는 종교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그 렇지만 굴드를 본받아서 극단의 불간섭주의에 이를 때까지 종교를 발라내보자. 기적을 부리지도 않고, 신과 우리 사이에 어느 방향으로든 개인적 의사소통도 없고, 물리법칙들을 손보는 일도 없고, 과학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도 없는 신이 있다고 말이다. 기껏해야 시간이 흐르면 별, 원소, 행성이 발달하고 생명이 진화할 수 있도록 우주의 초기 조건에 약간의 신성한 개입을 했을 뿐이다. --p97
게다가, 이런 신을 가성하는 "신 가설"이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대안적 가설에 비해 개연성이 낮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2.7. 기도의 힘 (The Great Prayer Experiement)

이 섹션은 기도에 대한 과학적 연구들에 대해 다룹니다. 물론 NOMA를 이야기하기 위해서죠. 연구 내용에 대해서는 "기도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실험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도킨스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신자들이) 연구가 모두 (기도의 힘을 입증하지 못해서) 실패로 돌아가자 NOMA를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 다른 신학자들도 초자연적인 영향이란 과학의 영역 너머에 있으므로 이런 식으로 기도를 연구하는 것은 돈 낭비라고 주장하면서 NOMA를 근거로 한 회의주의자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템플턴 재단이 그 연구를 지원할 때 이미 인식했듯이, 이른바 중보 기도의 힘은 적어도 원리상으로는 과학의 영역 내에 있다. 이중맹검법이 가능했지 않은가. 그것은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과학적 연구가 종교 문제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그것을 내던질 종교 변증론자가 과연 한 명이라도 있을까? 물론 없을 것이다. --p105

2.8. 적의 적은 우리의 친구 (The Neville Chamberlain School of Evolutionists)

이 섹션은 정치적인 이유로 NOMA를 지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의 창조론 압박(진화론 연구를 반대하고, 학교에서의 진화론 교육을 반대하는 등)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일부 과학자들은 NOMA 개념에 의지하기도 합니다. 즉, 과학과 종교는 서로 무관하다는 식으로 말하며 NOMA 테두리 안에 들어온 "양식 있는 종교인들"을 포용함으로써 그들의 지지를 끌어내자는 것이죠.

하지만, NOMA 라는 개념 자체를 반대하는 도킨스는 "적의 적은 우리의 친구"라는 식으로  과학자, 신학자, 비근본주의 신자들을 묶어내는 일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특히 창조론자들이 절대로 NOMA 개념에 동조할리가 없는 상황에서(그들은 지적설계론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계속 과학의 영역에 고개를 들이밀고 있으니까요) NOMA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것은 효과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2.9. 외계인과 신 (Little Green Men)

도킨스는 마지막으로 "외계의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을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물음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도킨스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에 대한 답은 앞서 말한 TAP(일시적 불가지론)에 속안 것이고 조금씩 답을 향해 전진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며, 신 문제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하게 "확률론적 길을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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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신 가설(The God Hypothesis)

각 장이 시작하는 부분에 짧은 경구들이 들어 있는데, 2장의 경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 시대의 종교는 다음 시대의 문학적 여흥거리다(The religion of one age is the literary entertainment of the next). --랠프 월도 에머슨

사실 이집트, 그리스 등 고대 국가의 종교는 이미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그리스 신화를 문학으로 배울 뿐 문자 그대로 오류가 하나도 없는 역사책 혹은 과학책으로 배우지는 않습니다. 반면 축자영감설 혹은 무오설을 따르는 미국과 한국의 근본주의 기독교도들에게 성경은 역사책이고 과학책입니다.

대한성서공회에서 내놓은 성경 개역개정판을 놓고서도, 성서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너무 보수적"이라는 이유로, 또 설교를 하는 목사들은 "너무 자유주의적"이라는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다시, 책 내용으로 돌아가서...

2장의 핵심 내용은 "신 가설"은 엄연한 과학적 가설이고, 확률론적 접근을 통해 "신 존재"의 개연성을 따져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신 가설"을 정의하고, 이 가설의 다양한 버전들(다신교, 일신교, 자연신교 등)을 살펴보고, 무신론도 아니고 유신론도 아닌 부류에 속하는 불가지론자를 무신론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를 합니다. 또 NOMA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과학과 종교의 관계, 외계인과 신의 존재에 대한 추론 등을 이야기 합니다.

2.1. 신은 착각?

도킨스는 "신 가설(The God Hypothesis)"을 정의하기에 앞서 자신이 말하는 "신"의 의미를 명확히 한정짓고 있습니다. 그 전에 기독교의 신인 야훼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고 시작하는데 상당히 과격합니다:
구약성서의 신은 모든 소설을 통틀어 가장 불쾌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기하고 거만한 존재, 좀스럽고 불공평하고 용납을 모르는 지배욕을 지닌 존재, 복수심에 불타고 피에 굶주린 인종 청소자, 여성을 혐오하고 동성애를 증오하고 인종을 차별하고 유아를 살해하고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자식을 죽이고 전염병을 퍼뜨리고 과대망상증에 가학피학성 변태성욕에 변덕스럽고 심술궂은 난폭자로 나온다. --p50

하지만 이 번역은 원문에 비해 약간 "덜 과격하게" 다듬어진 것으로, 원문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약성서의 신은 모든 소설을 통틀어 가장 불쾌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기심 많고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좀스럽고, 불공평하고, 용납을 모르는 지배욕을 지닌 괴물 지배욕 변태(control freak), 복수심에 불타고 피에 굶주린 인종 청소자, 여성 혐오, 동성애 증오, 인종주의, 유아살해, 대량학살, 자식살해, 전염병을 퍼뜨리고, 과대망상, 가학피학성 변태성욕에 변덕스럽고 악의적인(malevolent) 난폭자. (The God of the Old Testament is arguably the most unpleasant character in all fiction: jealous and proud of it, a petty, unjust, unforgiving control freak, a vindictive bloodthirsty ethnic cleanser, a misogynistic, homophobic, racist, infanticidal, genocidal, filicidal, pestilential, megalomaniacal, sadomasochistic, capriciously malevolent bully.)

야훼 험담을 늘어놓은 이유는 자신이 말하는 신이 "이런 쉬운 표적"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가 공격하고자 하는 신은 조금 더 넓은 개념입니다:
우주와 우리를 포함하여 그 안의 모든 것을, 의도를 갖고 설계하고 창조한 초인적, 초자연적인 지성 --p51

이것이 도킨스가 생각하는 신 개념이고 야훼를 비롯하여 다양한 신이 이 범주에 포함되겠죠. 신 가설이란 "그러한 신 - 초자연적 인격신 - 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말합니다. 물론 도킨스가 신 가설을 정의하는 이유는 그 가설을 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가설을 거부하고 다음의 대안적 견해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죠:
무언가를 설계할 정도로 충분한 복잡성을 지닌 창조적 지성은 오직 확장되는 점진적 진화 과정의 최종 산물로 출현한 것이다. --p51

이 대안적 가설이 참이라면, 신 가설은 "망상(delusion)"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화된 존재인 창조적 지성은 우주에서 나중에 출현할 수밖에 없으므로, 우주를 설계하는 일을 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2.2. 다신교 (Polytheism), 2.3. 일신교 (Monotheism)

이 두 섹션에서는 여러 종교를 언급하고 또 비판하고 있는데 핵심 메시지는 "다신교의 신이건 일신교의 신이건 다 내 비판에 포함되는거니까 빠져나갈 생각 말라" 정도가 되겠습니다. 재미있었던 구절은 다신교와 일신교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지적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들(힌두교)의 다신교는 사실 다신교가 아니라 위장된 일신교다. 힌두교에 신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창조자인 브라흐마, 수호자인 비슈누, ... 그 외 수백의 신들은 모두 한 신의 서로 다른 모습이나 화신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은 그런 궤변에 호의를 보여야 한다. 중세에 삼위일체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그리고 아리우스파의 교리 같은 이단설을 억압하기 위해 피의 강은 말할 것도 없고 잉크의 강이 흘러넘치도록 한 게 그들이니까. --p54~55

2.4. 세속주의: 미국의 국부들과 종교 (Secularism: The Founding Fathers and the Religion of America)

현재 근본주의 기독교가 가장 판을 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라고 합니다. 정도의 차이가 아직은 크지만 한국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특히 소망교회 장로인 이명박 당선자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입니다. 벌써부터 이명박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던 목사를 주축으로 보수 기독교 정당(사랑실천당)을 만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미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 바 있는 이 당선자는 "하나님 뜻에 맞게" 나라를 운영하겠다는 기도를 공공연히 하고 다니는 등 불길한 징조들이 보이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다시 책 내용으로 돌아와서... ^^) 도킨스는 근본주의 기독교가 판을 치고 있는 미국의 국부들은 사실 자연신교도(deists)였다고 주장합니다. 다음은 미국이 기독교 국가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인용입니다:
미국이 기독교 국가로 수립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1796년 George Washington이 초안을 작성하고 1797년 John Adams가 서명한 트리폴리 조약에 언급되어 있었다:

미 합중국 정부는 그 어떤 의미에서도 기독교에 토대를 두지 않고, 법이나 종교나 이슬람교에 대한 어떤 증오도 지니고 있지 않으며, 앞서 말한 주들은 이슬람 국가에 대해 어떤 전쟁도, 적대 행위도 한 적이 없으므로, 종교적 견해에서 비롯되는 어떤 구실도 결코 두 나라의 화합을 해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이 인용문의 앞부분은 현재의 미국 정부를 들끓게 할 것이다. 하지만 에드 바크너는 당시에 정치인도, 대중도 아무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p64~65

아래는 토머스 제퍼슨의 불가지론적 발언:
비물질적인 존재들에 관해 말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관해 말하는 것과 같다. 인간의 영혼, 천사, 신이 비물질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즉, 신도, 천사도, 영혼도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꿈과 허깨비로 이루어진, 끝없는 심연으로 빠져들지 않는 다음에야 ... 달리 추론할 수가 없다. 나는 정말로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전혀 증거를 갖고 있지 않은 것들을 붙들고 씨름하거나 고심하지 않으며, 실재하는 것들에 만족하며 충분히 몰입해 있다. --p6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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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실험들 -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제2장 신 가설 (The God Hypothesis) 중에서 인용합니다.

첫 번째는 Francis Galton의 연구입니다.

Galton은 머리 모양을 보면 지능이나 성격 등을 알 수 있다는 이론인 골상학으로 유명한 바로 그 사람입니다. 아래 인용에도 나와 있지만 종의 기원을 쓴 Charles Darwin의 사촌이기도 하죠:
Charles Darwin의 사촌인 Francis Galton은 기도가 효험이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는 일요일마다 영국 전역의 교회에 모인 군중들 전부가 왕실의 건강을 비는 공개 기도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렇다면 왕실 가족은 가까운 사람들의 기도만 받는 나머지 사람들보다 건강해야 하지 않을까? 골턴은 조사를 했고, 통계학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어쩌면 그는 조롱하고 싶어서 그 연구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기도를 하면 식물이 더 빨리 자라는지 알아보겠다고 땅에 무작위로 식물들을 심어놓고 기도를 했을 때처럼 말이다(식물은 더 빨리 자라지 않았다).

--p99~100

두 번째는 물리학자 러셀 스태너드의 연구입니다. 연구를 후원한 템플턴 재단은 성공한 주식투자자 존 템플턴에 의해 설립된 기독교 계열의 단체입니다:
더 최근에는 물리학자 러셀 스태너드가 템플턴 재단의 후원으로 환자들을 위한 기도가 회복을 돕는다는 주장을 실험으로 입증하려 했다(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스태너드는 영국의 저명한 종교인 과학자 3인 중 한 명이다).

그런 실험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이중맹검법(Double Blind Test)을 써야 하며, 이 기준은 엄격히 지켜졌다. 환자들은 실험 집단(기도를 받는 쪽)이나 대조 집단(기도를 안 받는 쪽)으로 무작위로 분류되었다. 환자들도, 의사들도, 돌보는 사람들도, 실험 주관자들도 어느 환자가 기도를 받는지, 어느 환자가 대조 집단에 속하는지 알지 못했다. 이 실험에서 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기도할 대상자의 이름을 알아야 했을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서 기도를 해야 할 테니까. 하지만 신중을 기하기 위해 그들에게 오직 성의 첫 글자와 첫 번째 이름만 알려주었다. 그 정도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신이 충분히 알아들을 터였다.

사실 그런 실험을 한다는 생각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것이었고 당연히 그 계획은 조롱거리가 되었다. 코미디언 Bob Newhart가 그 이야기를 소재로 촌극을 꾸몄다는 말은 없지만, 나는 그가 뭐라고 말할지 훤히 알 수 있다.

''주님, 뭐라고 하셨지요? 제가 대조 집단에 속해 있으니 치료를 할 수 없으시다고요? ... 이런 알겠어요. 제 이모님의 기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거군요. 하지만 주님, 옆방에 누운 에번스 씨는 말입니다... 뭐라고요? ... 에번스 씨는 하루에 1000명의 기도를 받았다고요? 하지만 주님, 에번스 씨를 아는 사람이 1000명이 될 리가 없는데... 아하, 그들은 그를 그냥 존 E.라고 불렀다고요. 하지만 주님, 존 엘스워시일 수도 있잖아요? ...아, 알겠어요. 전능한 힘으로 존 E.가 누군지 아셨다고요. 하지만 주님 ...''

연구진은 용감하게 모든 조롱을 무시한 채 보스턴 인근 심신 의학 연구소의 심장학자 허버트 벤슨의 지휘로 240만 달러의 템플턴 연구비를 쓰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omitted...)

2006년 4월 "미국 심장학회지"에발표된 연구 결과는 명쾌했다. 기도를 받은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 사이에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자신이 기도를 받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었다. 자신이 기도의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안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심한 합병증에 시달렸다. 신이 제정신이 아닌 실험이 못마땅하여 모종의 조치를 취한 것일까? 자신이 기도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안 환자들이 좀 더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실험자들은 그것을 '성취 불안'이라고 표현했다.

--p100~102

다음은 연구가 계속 실패한 후 신학자들의 반응입니다:
... 다른 신학자들도 초자연적인 영향이란 과학의 영역 너머에 있으므로 이런 식으로 기도를 연구하는 것은 돈 낭비라고 주장하면서 NOMA를 근거로 한 회의주의자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템플턴 재단이 그 연구를 지원할 때 이미 인식했듯이, 이른바 중보 기도의 힘은 적어도 원리상으로는 과학의 영역 내에 있다. 이중맹검법이 가능했지 않은가. 그것은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과학적 연구가 종교 문제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그것을 내던질 종교 변증론자가 과연 한 명이라도 있을까? 물론 없을 것이다. --p105

위에서 말하는 NOMA(겹치지 않는 교도권 - Nonoverlapping Magisterium)란 과학과 종교는 서로 겹치지 않는 고유한 영역을 갖기 때문에 과학으로 종교를 분석하거나 종교가 과학적 사실에 대한 주장을 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고생물학자인 S.J.Gould가 고안한 말입니다.

하지만 강경한 무신론자인 도킨스는 굴드의 NOMA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거죠.

여담입니다만, 각각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진화생물학자인 도킨스와 굴드는 (굴드가 죽을 때 까지) 진화론의 세부적인 주제(진화의 속도, 진화적 적응에 대한 이론, 진화론의 철학적 함의 등)들을 놓고 논쟁을 주고 받은 바 있는데, 종교에 대한 견해 또한 이런 식의 차이를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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