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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13 나는 창조론자를 어떻게 보나 (26)
창조론에는 여러 가지 버전이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기독교 창조론, 그 중에서도 창조과학회(ICR 이건 KCR KACR이건)에서 주장하는 창조론(젊은 지구론이건 날-세대 이론이건, 지적설계론이건, 평평한 지구론이건 간에)이라고 치고, 제 생각을 말씀드려보면 이렇습니다(유신론적 진화론은  일단 제외).

창조론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사람에서부터 시작해서, 일말의 타당성이라도 있지 않겠으냐고 생각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일단 그런 말을 꺼내면 저는 다음 넷 중 하나라고 믿어버립니다:

  1.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못했다.
  2. 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3.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거나 하는 등의 목적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중이다.
  4. 심각하게 멍청한 사람이다.

창조론이 맞고 진화론을 틀렸을 가능성은 아주아주아주아주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약간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5번을 추가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군요.

  5. 내가 틀렸다. 창조론이 맞고 신(혹은 지적설계자)은 존재한다.

하지만 5번은 도로 빼도록 하겠습니다. 5번이 맞다고 하더라도 철학자 러셀의 말대로 저 또한 신에게 당당하게 변명할 수 있거든요:

  "신이시여, 여전히 증거가 부족합니다. 증거가."

5번에 대해서는 나중에 쓰도록 하고, 이 글에서는 1,2,3,4번 각 경우에 대해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적어보려고 해요.

1.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못했다.

상당수는 이 경우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진화/창조 문제에 별 관심을 안 갖고 있었거나, 조금 흥미를 느끼는 정도였겠죠. 언젠가 어떤 일을 계기로 진지하게 조금 공부를 하게 된다면 창조론에 일말의 가치도 없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 별로 신경을 안씁니다. 모든 사람이 모든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2. 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1번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이 2번에 속할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어머니, 주변의 친한 친구 일부, 존경하는 전/현 직장 선/후배/동료 중 일부가 2번 범주에 속합니다. 전 될 수 있으면 이 분들과의 논쟁을 피합니다. 이미 믿음이 있고 그 믿음으로 인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 사람한테 굳이 "당신 믿음은 틀렸어"라고 말하는 것은 깡패같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논리적인 대화를 통해 종교적 믿음이 바뀌는 사건은 평생 딱 두 번 밖에 못들어 봤습니다. 그나마 제가 아는 사람 중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 분들을 불쌍히 여긴다거나 뭐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는 안되겠죠. 하지만 합리적 사고와 자기 믿음 사이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종종 합니다. 그렇지만 신에 대한 믿음 덕분에 저보다 더 행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간혹 2번에 속한 사람들이 자신의 믿음을 강요하거나 인류의 지성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때가 있는데, 참 난감하죠. 살짝 토론을 할 때도 있고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꾹 참을 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3.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거나 하는 등의 목적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중이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아주 나쁜 사람이죠. 하지만 마음 놓고 놀려먹을 수 있는 대상입니다. :-)

일부 신자들과 상당수의 목사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3번에 속한 것이 아닐까 의심이 가곤 합니다만 심증일 뿐이라서 정말 3번에 속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는 궁금합니다. 항상 믿음대로 행동할 수 있으면 사람이 아니라 신이겠죠. 언행이 일치되지 않는다고 해서 3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4. 심각하게 멍청한 사람이다.

가능성은 있겠지만 지금까지 4번에 속하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어쨌건 가능성이 있으니 적어만 놨습니다.

....

다양한 종교적 믿음 중에서도 창조론을 특별히 싫어하는 까닭은, 창조론이 특히나 체계적으로 반지성적이고 부도덕한 믿음일 뿐 아니라, 실제로 인류의 지성에 커다란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제 생각을 적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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