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검색 결과 1건

  1. 2008.10.10 사용자 인터뷰를 할 때 주의할 점들
사용자 조사(UR) 방법 중 인터뷰에 기반한 방법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 인터뷰어나, 인터뷰이(인터뷰 대상자)나 모두 결국은 사람이기 때문에,
  • 조사 방법의 특성상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저런 심리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죠. 많은 책들에서 강조하는 기본적인 내용들이지만, 의외로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얼마전에 괜찮은 글을 하나 찾아 놨는데, 요약/발췌를 해보려고 합니다.

Preparing for User Research Interviews: Seven Things to Remember

"인터뷰를 할 때 기억해야 할 7가지 사항들" 정도의 글인데요, 인터뷰어의 문제로 인한 왜곡/편향을 막기 위한 항목들 위주로 3가지를 적어보면(번역 아니고 요약+의견 입니다):
2. Shut up and listen

인터뷰 대상자가 인터뷰어의 질문을 이해하고 이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합니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질문, 인터뷰어의 주장이 섞인 발언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

3. Minimize biased questions

편향된 질문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로그인 스크린이 마음에 드셨나요?" 보다는 "로그인 스크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질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편향된 질문은 인터뷰 대상자의 대답에 큰 왜곡이 생기게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편향적인 질문을 하면서도 중립적인 질문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하도 많아서 아주아주 주의를 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5. Turn off your assumptions

인터뷰어는 자신의 가정을 의도적으로 억눌러야 합니다. 다른 인터뷰 대상자에게 들은 대답, 자신의 경험 등에서 오는 "가정들"을 그냥 두면, 질문에도 편향이 생기고, 대상자의 대답을 해석할 때에도 편향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한편, 인터뷰 대상자 입장에서 보면, 인터뷰라는 것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고 난 후에 경험을 회상하며 대답하는 형식이다보니 기억 및 회상 단계에서 다양한 왜곡이 끼어들 수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기억의 왜곡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많은 연구가 되어왔기 때문에 인용할 글들이 넘쳐나죠. 몇 가지를 또 요약/발췌해보면...

일단, 기억이라는 것은 사실에 기초한 현실의 기록이 아닙니다:

  • 특정 사건은 한 가족의 여러 구성원에게 각각 다르게 기억된다.
  • 몇 명은 어떤 기억을 잊어버리지만 다른 사람은 그 사건을 확고하게 상기한다.
  • 어떠한 개인도 한 사건에 대한 모든 항목을 상기하지 못한다.
  • 사람은 종종 일반적인 감각에서 발생된 혹은 발생될 것이라는 예상에 맞는 것을 상기한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적 사건에 대한 기억이 아닐 수 있다.

    --핵심 신경과학

라고 하는데, 굵게 강조한 마지막 항목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그것도 순식간에, 가짜 기억(false memory)을 생성해내는(그리고 그 거짓 기억이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고 믿어버리는) 능력을 타고 났습니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습니다.

Michael Gazzaniga는 1967년 논문(Dyspraxia following division of the cerebral commissures)에서 뇌량(corpus callosum - 뇌량이 절개되면 우뇌와 좌뇌를 연결하는 신경다발이 대다수 끊어집니다)이 분리된 환자에게서 두 개의 독립적인 의식(consciousness)이 나타난 사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Sperry and Gazzaniga found that each hemisphere had a consciousness that was able to function independently of the other. The right hemisphere, which cannot speak, also cannot understand language that is well-understood by the isolated left hemisphere. As a result, opposing commnads can be issued by each hemishere. - each hemisphere has a mind of its own!

Sperry와 Gazzaniga는 양쪽 대뇌 반구가 서로 독립적인 의식을 갖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뇌의 의식은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말도 할 수 없으나, 좌뇌의 의식에서는 가능하다(일반적으로 언어 중추는 좌뇌에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양쪽 대뇌 반구에서 서로 반대되는 명령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 양쪽 대뇌 반구는 독립된 마음을 갖는다!

--Principles of Neural Science

에고, 근데 소개하려고 한 논문은 이게 아니라 이 후속 연구입니다. --; 20년 후(1998)에 Gazzaniga는 "The Split Brain Revisited"라는 글을 통해 거짓 기억 형성에 대한 재미난 실험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 부분은,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The Blank Slate)에 소개되어 있으니 그걸 인용하는게 좋겠습니다:
...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오른쪽 대뇌반구가 제공하는 지식이 없을 때 왼쪽 대뇌반구는 선택된 행동에 대해 일관된, 그러나 틀린 설명을 지어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험자가 오른쪽 대뇌반구 에 "WALK"라는 명령어를 비추어 주면(오른쪽 대뇌반구만이 볼 수 있는 시각 영역에 그것을 제시하면), 피실험자는 눈에 비친 요구대로 방밖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구체적으로 말하면 그 사람의 왼쪽 대뇌반구에 게) 방금 왜 자리에서 일어났느냐고 물으면, 그는 "모르겠다", "충동 때문에", "수술 받은 후 몇 년 동안 나를 시험하면서 이래라 저래라 많은 행동들을 시켰는데, 나는 왜 그런 것들을 시키는지 모르겠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진지하게 "콜라를 마시러"라고 대답한다.

이와 비슷하게, 만약 환자의 왼쪽 대뇌반구에 닭을 보여주고 오른쪽 대뇌반구에 눈 내린 경치를 보여주고, 두 대뇌반구에게(즉, 각기 다른 손으로) 그들이 보는 것과 일치하는 사진을 고르게 하면, 왼쪽 대뇌반구는 닭발을(옳게) 고르고 오른쪽 대뇌반구는 삽을(역시 옳게) 고른다. 그러나 그 사람이 왜 그것들을 선택했는지를 그 사람에게(즉 왼쪽 대뇌반구에게) 물으면, 그는 태평스럽게 "아하, 간단해요. 닭발은 닭을 의미하고, 삽은 닭장을 청소하는데 필요하잖아요."라고 대답한다.

--p91~92

재미있죠? 좀 섬뜩하기도 하고. 거짓 기억의 생성에 관여하는 부위는 좌뇌에 있다고 합니다. 위 논문에서는 "일어났던 일을 기반으로 하여 여기에 잘 들어맞는 (거짓) 기억들을 사후에 생성해내는 방식"으로 거짓 기억이 생성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도 소개하고 있군요. 중요한 사실은, 거짓 기억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이 뇌 안에 원래 들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대상자에게 "아까 왜 xxxxx를 클릭하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아, yyyyy해서요." 라고 거침없이 대답하겠지만, 무비판적으로 "아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하고 난 뒤에 그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라는 질문을 받은 상황에서, 그 행동을 왜 했는지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기억나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순식간에)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는 설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대답하는 입장에서는 기억이 안나서 급히 설명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에 애초에 그러한 이유에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믿게 될겁니다.

조금 전에 한 행동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기억나지 않는 상황이 얼마나 빈번하겠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엔 (이건 그냥 추측입니다만) 상당히 빈번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할 때 "그냥"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이유를 물으면 거의 대부분은 절대로 "그냥했어요"라고 대답하지 않습니다.

하여간, 인간의 기억이란 이런 것입니다. 이 밖에도 인지부조화 해소, 사후 합리화, 일관성 유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은 기억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왜곡합니다.

결론은, 인터뷰어는 1) 질문도 주의깊게 잘 해야하고, 2) 대답을 분석할 때에도 비판적으로 해야한다. 뭐 이런 얘기입니다.

PS: UR 결과를 디자이너/기획자/개발자들에게 공유할 때에도 신경써야 할 문제가 많을텐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좋은 글들을 모아놓고 있습니다. 다음에 이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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