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션 디자인' 검색 결과 2건

  1. 2008.10.20 [독후감] Designing for Interaction (2)
  2. 2008.10.15 사용자는 멍청해서 혁신적인 UI에 적응하지 못하나? (15)
또 독후감입니다. ㅎㅎ 이번에 읽은 책은...

Book Cover

Designing for Interaction (by Dan Saffer)

입니다. (표지가 예뻐요 ㅋ)

1장에서는 IxD를 정의, IxD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에 또, 인터랙션 디자이너의 자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Finding alternatives: Designing isn't about choosing among multiple options - it's about creating options, finding a "third option" instead of choosing between two undesirable ones. (발번역 - 대안 찾기: 디자인이란 그저 그런 여러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옵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음. 멋진 말입니다. 근데 이게 어떻게 보면 Jakob Nielsen 같은 전문가의 입장이랑은 일견 모순되는 것 같단 말이죠. Jakob Nielsen은 "제발 새로운거 만들지 말고 표준 UI 쓰란 말이야"라고 주장하는 분이거든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용자는 멍청해서 혁신적인 UI에 적응하지 못하나?"에서 Lipio님과 댓글로 나눈 대화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장에서는 User-Centered, Activity-Centered 등 여러 디자인 방법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Genius Design"이 재미있었습니다 ㅋ "천재 디자인"이란, 쉽게 말해서 Apple의 방법론이죠. "우리가 최고고 우리가 제일 잘 아니까 사용자 조사 같은거 안하고 걍 만드는거다" 이런거. 하지만 제약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천재 디자이너(혹은 경험이 아주 많은 디자이너)에게만 통하는 방법이라는 점. --; 이거 꼭 파인만 알고리즘과 비슷하죠:
1. 문제를 적는다.
2. 열심히 생각한다.
3. 답을 적는다.
  (참고: 파인만 머리속에서만 작동됨)

저는 아무래도 입문자라서 그런지 "3장 - 인터랙션 디자인 기초" 부분이 제일 좋았습니다. 저는 응용 사례나 경험담 보다는 원리나 이론 같은 좀 근본적인 내용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3장 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은 내용은 인터랙션 디자이너가 다루는 재료 - Motion, Space, Time, Appearance, Texture, Sound - 들을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간에 대한 빈서판(blank slate) 가설을 깔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설명들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
Affordances (or, technically, perceived affordances) are contextual and cultural. You know you can push a button because you've pushed one before. On the other hand, a person who has never seen chopsticks may be puzzled about what to do with them. --p49

제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면, 진화심리학을(또또 ㅋ) IxD에 접목하는거예요. 아니, Colin Ware의 저서들을 보니 이미 어느 정도 시작된 느낌이라... 걍 쫓아가면 되겠군요. ㅎㅎ

에고, 너무 길게 썼군요. 그래도 마지막 챕터, "Epilogue - Designing for Good"을 그냥 넘길 수는 없죠. 여기에서 "Good"이란 "선"을 의미합니다. IBM이 나치를 위해 개발한 죄수 관리 시스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문장이 무섭습니다:

"The Holocaust was extremely well designed."

에, 그러니깐, 착한 디자이너인 우리들은, 이런 악한 시스템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뭐 이런 내용이죠. Persuasive Technology에서도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윤리적인 면에 한 챕터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갑자기 몇 년 전에 읽었던 Christopher Alexander의 에세이(The Origins of Pattern Theory)가 생각났어요(가끔은 좋아지는 기억력 ㅎㅎ). 이 글에서는 도덕적으로 경건한 소프트웨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I would ask that the use of pattern language in software has the tendency to make the program or the thing that is being created is morally profound - actually has the capacity to play a more significant role in human life. A deeper role in human life. Will it actually make human life better as a result of its injection into a software system?

이번 독후감은 여기까지.

관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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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는 정말 멍청할까요? 그래서 새로운 UI에는 잘 적응하지 못할까요? 새로움과 어려움은 동의어이고, 새로운 UI를 만드는 사람은 어려운 UI를 만드는 사람일까요?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멍청한 사용자"를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제 머리 속에도 멍청한 사용자라는 유령이 살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없어진 모양입니다. 참말 다행입니다).

하나의 유령이 IT 업계를 떠돌고 있다. 멍청한 사용자라는 유령이...

제가 확실히 본 것이 있다면, 멍청한 사용자가 아니라, 사용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멍청한 UI"가 있을 뿐입니다. 에... 사실은 저도 그런 UI 좀 만들어 봤습니다. 최근에도 동료들과 합심하여 하나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사용성 테스트, 유저 리서치 등을 통해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좀 덜 멍청한 UI로 고치는 중입니다. :-)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 같이 만들었냐고요? 제가 그랬습니다. ㅜㅠ

사용자는, 아니, 인간은 멍청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뇌에는 정말 놀라운 능력들이 담겨 있습니다. 수많은 인지 모듈들(에... 저는 진화된 심리 모듈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일단 인지심리학스러운 단어로)이 온갖 복잡한 문제들을 순식간에 풀어냅니다. 눈동자는 수백~수천분의 1초 단위의 속도로 움직이고, 시지각의 놀라운 병렬처리능력(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 덕분에 엄청난 계산을 요하는 시각적 쿼리(visual query)를 단번에 처리해버립니다. 또, 극도의 정밀함으로 마우스를 조작하고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유전자에 새겨진 진화적 기억들이 각자의 뇌에 담기고, 또 각자가 살아가면서 얻어낸 수많은 기억과 경험들이 여기에 첨가됩니다.

인터랙션 디자이너로써 우리가 할 일은? 일상에서는 자연스럽게 발휘되는(하지만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에 이게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생각해볼 겨를조차 없는) 이 능력들이 가상의 공간(화면)에서도 잘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많은 책들이 이러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디자인과 인간 심리)
  • Things That Makes Us Smart (생각있는 디자인)
  • The Humane Interface (인간 중심 인터페이스)
  • Don't Make Me Think
  • Information Visualization - Perception for Design
  • Visual Thinking for Design
등등.

사용자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견 멍청해보이는 행동을 하면 누구탓? 제작자 탓.

혁신적인 UI를 만들지 말아야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실패에 대한 리스크, Time to Market, ROI 등등). 하지만, 사용자가 멍청하기 때문에 하지 말자는 얘기는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가 혹은 혁신적인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는 정도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혁신은 원래 대부분 실패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멍청하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S: 에,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 싶어서 첨언하자면, 우리 회사에서 누군가가 이런 주장을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걍 저 스스로한테 하는 다짐 비슷한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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