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 검색 결과 1건

  1. 2007.12.27 지적 역마살(驛馬煞)에 대해 (7)
역마살 - 늘 이리 저리 떠돌아 다니는 팔자:
옛날에는 지금과 같은 고도의 통신기술이나 교통시설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마다 역참(驛站)을 두고 그곳에서 말을 갈아 타며 급한 볼 일을 보러 다니곤 했다. 이 때 역참에 갖추어 둔 말을 '역마(驛馬)'라고 하는데 이 역마는 당연히 많은 곳을 다니게 마련이다. 그리고 '살(煞)'은 사람이나 물건 등을 해치는 독한 기운을 일컫는 말이다. 흔히 '살맞았다'와 같이 쓰인다. 따라서 '역마살'이라고 하며 천성적으로 역마처럼 이리저리 떠돌아다닐 팔자라는 뜻을 갖게 되었으며 "저친구 역마살이 끼었군"하는 식으로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역마직성(驛馬直星)이라는 말도 있다.

http://kin.naver.com/openkr/entry.php?docid=22295

저는 지적 역마살이 끼었습니다. 한 분야를 깊게 공부하지 못하고 이분야 저분야를 떠돌아 다닌다는 말이죠.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1. 회사에서 직무발명제도를 통해 특허를 신청하려다가 보니 특허권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2. 궁금증을 해소해보려고 잠깐 웹서핑질을 하다가 로렌스 레식 교수의 "코드 - 사이버 공간의 법이론"이라는 책을 발견합니다. 이 책은 사이버스페이스를 통제하는 것이 옳은가? 가능한가? 기존의 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특허"랑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모든 법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법철학"과 관련이 있으므로 어찌됐건 알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일단 구매. 하지만 사놓고 1/3 정도 읽다가 덮어두었습니다.

3. 얼마 후 (또 회사에서) 난생 처음 오픈소스 프로젝트(Xquared)를 시작하였는데, 저작권을 LGPL로 정했습니다. 자연스럽게 LGPL 문서를 읽다보니 저작권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다시 궁금증을 해소해보려고 서핑질을 하다가 몇 달 전에 샀던 책 생각이 났습니다. 다시 꺼내들고 읽기 시작. 이 책을 읽으면서 사이버스페이스에 대한 고민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법이 어떠하다"라는 내용을 뛰어넘어서 "법이 어떠해야 한다" 혹은 "이러한 법이 존재하는 것이 가능하다"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생물학"과 "인공생명"의 관계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일단 이 생각은 더 깊게 안하고 넘어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ㅎㅎ

4. 이 책을 읽는 동안 "미국의 시민전쟁", "수정 헌법" 같은 얘기들이 나왔는데, 제가 또 이런걸 전혀 모른단 말이죠. (시민전쟁이 남북전쟁이랑 같은 것이라는걸 어제 알았어요 ㅋ 부끄). 에... 법을 알려면 역사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또 역사를 알려면 지리도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사실 역사와 지리에 대한 생각은 예전부터 갖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한번 공부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지도가 많이 나온 역사책을 사러 서점에 갔죠. 그런데, 역사라고 해도 종류가 많으니 뭔가 좀 한정시킬 필요가 있었어요. 일단은 내가 한국인이니까 한국사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슬슬 미국사, 세계사로 넓혀 가는거죠. 하여간 그래서 지도가 많이 나와있는 한국사 책을 찾아보았는데 "지도로 보는 한국사"라는 책이 괜찮았어요. "문화관광부 추천도서"이더군요. (문화관광부 추천도서라는거 꽤 믿을만하다고 생각해요. 몇 권 읽어봤는데 다 괜찮았습니다)

5. 책들 사들고 나오려는 찰나에 갑자기 든 생각. 이 모든 것은 법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했던 것이었던 것이었단 말입니다. 그래서 법에 대한 개론서 같은걸 보고 싶었는데 마침 또 "법철학"이라는 제목의 (내용도 괜찮아보이는) 책을 발견. 좀 두껍지만 일단 구매.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은, 이런 식으로 오만가지 분야를 떠돌아다니면서 주워들은 것들이 언젠가 어디선가 종종 쓰여왔다는 점.

* 지금 고민중인 것: 법철학을 먼저 읽을 것인가, 한국사를 먼저 읽을 것인가.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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