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UX 디자인에 진화심리학을 응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아서, 주의(attention)에 대한 진화심리학적 접근을 하고 있는 논문을 하나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Category-specific attention for animals reflects ancestral priorities, not expertise

by Joshua New, Leda Cosmides, and John Tooby

Visual attention mechanisms are known to select information to process based on current goals, personal relevance, and lowerlevel features. Here we present evidence that human visual attention also includes a high-level category-specialized system that monitors animals in an ongoing manner. Exposed to alternations between complex natural scenes and duplicates with a single change (a change-detection paradigm), subjects are substantially faster and more accurate at detecting changes in animals relative to changes in all tested categories of inanimate objects, even vehicles, which they have been trained for years to monitor for sudden life-or-death changes in trajectory. This animate monitoring bias could not be accounted for by differences in lower-level visual characteristics, how interesting the target objects were, experience, or expertise, implicating mechanisms that evolved to direct attention differentially to objects by virtue of their membership in ancestrally important categories, regardless of their current utility.

간략히 요약/설명하자면...

시각적 주의 메커니즘은 현재의 목적, 개인적 관련성, 저수준의 특징에 기반하여 처리할 정보를 선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더하여 인간의 시각적 주의 메커니즘에는 동물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기 위한 고수준의 범주-특화적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험의 세팅은 전통적인 change-detection paradigm의 재활용인데요:

복잡한 자연 경관, 이와 동일하지만 단 한 가지만 변경된 경관

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두 장면 사이에서 변경된 대상이 건물, 컵인 경우에 비해 동물일 때 상대적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이를 알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자동차보다도 코끼리나 비둘기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놀라운데, 자동차의 경우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항상 주의깊게 그 움직임을 관찰해야만 하는 반강제적 훈련(생사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을 최소 수 년간 해왔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험은 이러한 선별적 주의 메커니즘을 다른 이유들(저수준 시각 특성 때문, 대상 물체에 대한 흥미 때문, 경험이나 전문성 때문)로는 설명하기에 적절치 않으며, 현대 사회에서의 가치(자동차 등)와 무관하게 선조들에게 중요했을 범주에 속하는 대상에 대해 선별적인 주의를 갖도록 하기 위해 진화된 적응 메커니즘으로 설명해야 함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논문 요약이고요,진화심리학자들이 이런 실험을 하는 이유는 진화심리학이 심리 모듈의 영역 특수성(domain specificity of psychological modules)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신체가 다양한 목적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수많은 특화된 기관들로 이루어진 것과 같이 인간의 마음도 다양한 목적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수많은 특화된 모듈들로 이루어져 있으며(대량 모듈 가설, massive modularity hypothesis), 각 모듈은 아무 입력에나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모듈에 특화된 입력(content specificity)에 의해 활성화되며 그 특화된 입력의 처리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이러한 모듈들은 진화적 적응의 결과물(그래서 EPM - Evolved Psychological Mechanism - 이라고 부릅니다)이라는 것이 진화심리학의 핵심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UX와 관련을 지어 보자면 기존의 시각디자인 이론이나 각종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은 기존의 지각/인지심리의 논의에 따라 내용/영역 중립적인(contents/domain general)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고 간혹 예외적으로 영역 특수적인 서술이 들어있는 식(이를테면 인간의 눈은 얼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이를 디자인에 활용하라거나)인데, 진화심리학적 접근을 취하여 영역 특수적인 서술의 양을 늘린다면 지금보다 더 정교하고 유용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내용/영역 특수적 접근은 진화심리학이 UX 디자인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 중 한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일반적/장기적으로는 해부학이 인간공학(특히 Physical Ergonomics)에 기여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진화심리학이 인지공학/HCI 전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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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HCI 2009 학술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여러 발표를 들었는데요, 애초에 가장 관심이 있었던 이정모 교수님의 HCI 2009 -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를 듣고 감상문(?)을 오픈마루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인지과학과 심리철학이 HCI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저의 생각을 간단히 소개하고, 이정모 교수님이 발표하신 체화된 인지에 대한 요약과 느낀점을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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