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 검색 결과 1건

  1. 2008.02.04 만들어진 신 7장 요약 - 선한 책과 변화하는 시대 정신 (2)
제7장. '선한' 책과 변화하는 시대 정신 (The 'Good' Book and the Changing Moral Zeitgeist)

시대의 흐름에 따라 도덕적 시대 정신(moral zeitgeist)은 변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혹은 매우 더디게 수용하는) 종교적 교리와 경전은 이 시대의 도덕관념으로 보았을 때 더이상 선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구약과 신약의 비도덕적인 구절들을 잔뜩 인용하고 있는데 대충 흥미로운 구절들을 한줄씩 요약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노아의 방주 - 자신의 모든 피조물을 (아이들까지 포함하여) 모조리 익사시키고, (아마도 죄가 없었을) 짐승들까지도 죽여버린 야훼의 비도덕성.
  • 소돔과 고모라 - 성난 마을 사람들에게 "두 딸을 내어준" 롯의 비도덕성. 롯은 그 후 (취하긴 했으나 임신을 시키지 못할만큼 취하지는 않은 상태로) 자신의 두 딸과 동침을 합니다.
  • 아브라함과 이삭 - 자신의 아들을 제물로 희생시킬뻔한 아브라함 이야기. 극적인 순간에 천사가 와서 "계획이 취소되었음"을 알려주긴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커다란 문제가 남습니다: "현대의 도덕주의자는 그런 심리적 외상을 아이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의 도덕 기준들로 보면, 이 수치스러운 이야기는 아동 학대이자, 비대칭적인 권력 관계에서 발생하는 핍박이자,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 때 나오는 것 같은 변명이 처음으로 기록된 사례다"라고 하는군요.
  • 딸을 제물로 올린 입다 - 암몬군을 이기도록 해주면 "제가 집으로 돌아갔을 때 누가 맨 처음 문을 열고 마중을 나오든" 그를 번제물로 삼겠다고 약속한 입다. 이번에는 신이 "계획을 취소하지 않아서" 실제로 딸은 죽게 됩니다.
  • 야훼의 질투 - 모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람들은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야훼의 대리인인) 모세는 레위인들을 시켜 그 자리에서 3,000명을 죽이고, 남은 사람들에게는 전염병을 퍼트립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두 딸을 내어주어" 집단 강간을 당하도록 만든 롯의 행동은 죄가 아니지만, 다른 신을 섬기는 행위는 커다란 죄가 됩니다. 현대적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는 상당히 납득하기 힘들죠.
  • 안식일을 어긴 벌 - 안식일에 한 남자가 장작을 모으다가 걸렸을 때 야훼는 모세에게 "그를 돌로 쳐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이 밖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여기저기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얘기들입니다. 도킨스가 이런 뻔한(충격적이긴 하지만, 널리 알려졌다는 점에서 뻔한) 이야기를 또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물론 신학자들은 우리가 더 이상 창세기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항변할 것이다. 바로 그것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다! 우리는 성서에서 어느 부분은 골라서 믿고, 어느 부분은 상징이나 우화로 간주한다. 그렇게 취사선택하는 행위는 무신론자가 절대적인 근거 없이 이 도덕 규정이나 저 도덕 규정을 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적 판단의 문제다. 어느 한쪽이 '직감에 좌우되는 도덕'이라면 다른 한쪽도 그렇다. --p358~359

즉, 6장과 연결되는 주장입니다. 인간의 도덕 관념이 경전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경전을 읽으면서 이미 가지고 있는 도덕 관념에 기반하여 취사선택하고 해석한다는 것이죠.

한편, "신학자들은 우리가 더 이상 창세기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항변할 것이라고 하였지만, 한국과 미국의 근본주의자들은 축자영감설, 성경무오설 따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아마 다른 방식으로 항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사람들은 성경의 모든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하거든요.

7장의 뒷부분에는 종교가 집단간 갈등과 증오를 부추긴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험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대로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텅(진화인류학자 존 하텅)은 이스라엘의 심리학자 George Tamarin의 섬뜩한 연구를 설명한다. 타마린은 8~14세의 이스라엘 아이 1000여 명에게 여호수아서에 나온 예리코 전투 장면을 읽어주었다.

여호수아가 사람들에게 외쳤다. "고함을 쳐라. 주께서 저 도시를 너희에게 주셨다. 저 도시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파괴하여 주께 바쳐라...... 하지만 은이나 금, 동이나 철로 만든 집기들은 모두 주께 바칠 것이다. 그것들은 주의 금고에 넣을 것이다." ......그들은 남녀노소, 소, 양, 나귀 등 도시의 모든 것을 칼로 모조리 없앴다...... 그리고 도시와 그 안의 모든 것들을 불태웠다. 오직 은과 금, 동이나 철로 된 집기들만 모아 주의 집에 있는 금고에 넣었다.

타마린은 아이들에게 간단한 도덕 문제를 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사람들이 올바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니?" 아이들은 A(전적으로 찬성), B(일부 찬성), C(전적으로 반대) 중에서 답을 선택했다. 결과는 양쪽으로 갈렸다. 66퍼센트는 전적으로 찬성했고, 26퍼센트는 전적으로 반대했으며, 일부 찬성이라는 중간 입장을 택한 아이는 적었다(8퍼센트). 여기 전저긍로 찬성한 집단(A)의 전형적인 대답 중 세 가지를 소개한다.
  • 나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사람들이 올바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며 이유는 이렇다. 신은 그들에게 이 땅을 약속했고 정복하라고 허가했다. 그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거나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교도들에게 동화될 위험에 처했을 것이다.
  • 내 생각에 여호수아가 그렇게 한 것은 옳았다. 한 가지 이유는 신이 이스라엘 부족들이 그들에게 동화되어 나쁜 행동을 배우지 않도록 그들을 전멸시키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종교를 갖고 있었고, 여호수아가 그들을 죽여 그들의 종교를 세상에서 없애버렸기 때문에 그는 옳았다.

여호수아의 대량 학살을 정당화하는 근거는 어느 모로 보나 종교적이다. 전적으로 반대한 C 집단에 속한 아이들 중에도 일부는 모호한 종교적 이유로 그 쪽을 택했다. 한 소녀는 여호수아가 예리코를 정복하려면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반대라고 대답했다.
  • 아랍인들은 불결한데, 불결한 땅에 들어가면 그도 불결해지고 그들의 저주를 함께 떠안게 되므로 나쁘다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반대한 다른 두 명은 여호수아가 전리품으로 좀 남겨놓지 않고 모든 동물과 재산을 파괴했기 때문에 그렇게 답했다.
  • 여호수아가 자신들을 위해 동물을 살려둘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기에 잘했다고 보지 않는다.
  • 여호수아가 예리코의 재산을 남겨놓을 수도 있었기에 잘했다고 보지 않는다. 재산을 없애지 않았다면 이스라엘 사람들의 것이 되었을테니까.
(...omitted...)

타마린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순진했다. 아마 그들의 비정한 견해는 그들이 자란 문화 집단이나 부모의 견해였을 것이다. (...omitted...) 타마린은 실험을 할 때 흥미로운 대조 집단을 설정했다. 168명의 이스라엘 아이들로 된 별도의 집단에 여호수아서의 같은 대목을 읽어주면서 여호수아라는 이름 대신에 '린 장군', 이스라엘 대신에 '3000년 전의 중국 왕조'를 넣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린 장군의 행동에 찬성한 사람은 7퍼센트에 불과했고, 75퍼센트는 반대했다. 다시 말해 유대교라는 요소를 고려 사항에서 제외시키자, 대다수 아이들은 현대인의 다수가 지닌 도덕적 판단과 일치하는 의견을 냈다. 여호수아의 행동은 야만적인 집단 학살 행위였다. 그러나 종교적 관점을 취하면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 그리고 그 차이는 삶의 초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대량 학살을 비난하거나 용납하게 하는 등 견해 차이를 빚어내는 것이 바로 종교였다.

(...omitted...)

하텅의 재미있는 논문에는 흥미진진한 내용이 더 많이 실려 있으며, 한 번 더 그것을 추천하면서 그 인용문을 소개한다.

성경은 대량 학살, 외집단의 노예화, 세계 지배에 대한 명령들을 구비한 내집단 도덕의 청사진이다. 그러나 성경이 악한 목적을 지닌 것도, 살인이나 잔혹 행위나 강간을 찬미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고대의 많은 작품들이 내집단 도덕을 담고 있다. 일리아드, 아이슬란드 전설, 시리아의 옛 이야기, 고대 마야인의 암각화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일리아드를 도덕의 토대로 판매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다. 성경은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안내서로 판매되고 구매된다. 그리고 그것은 전대미문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omitted...)

나는 인간이 종교가 없다고 할지라도 내집단에 충성하고 외집단을 적대하는 강한 성향을 보이리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omitted...) 하지만 종교는 적어도 세 가지 방식으로 그 피해를 증폭시키고 악화시킨다:
  • 아이들에게 꼬리표 붙이기. 아이들은 아주 일찍부터 '구교 아이들'이나 '신교 아이들' 하는 식으로 묘사되며, 이는 그들이 종교에 관한 생각을 정립하기 훨씬 이전부터 그렇다(이 아동학대 문제는 9장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 분리된 학교. 아이들은 아주 이른 나이부터 종교적 내집단의 또래들과 함께 그리고 다른 종교 집안의 아이들과는 격리되어 교육을 받는다. 만일 분리 교육이 폐지된다면 북아일랜드 분쟁이 한 세대만에 사라질 것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 이교도와의 혼인을 금기시함. 이것은 반목하는 집단들의 혼합을 막음으로써 다툼과 복수가 대물림되도록 한다. 집단들의 혼인을 허용한다면 적대감은 자연히 누그러지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p383~394

나라별로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연대

도킨스는 각 나라별로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연대"를 나열하며, 이것이 도덕적 시대정신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관한 우리의 태도는 크게 변해왔다. (...omitted...) 어느 사회든 다소 수수께끼 같은 합의가 존재하며, 그것은 수십 년에 걸쳐 바뀐다. 독일어에서 유래된 시대정신(Zeitgeist)이라는 말을 써도 결코 잘난 척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성의 참정권이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지만, 이런 개혁은 사실 놀라울 정도로 최근에 이루어진 것이다. 다음은 나라별로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연대다.
  • 뉴질랜드 1893년
  • 오스트레일리아 1902년
  • 핀란드 1906년
  • 노르웨이 1913년
  • 미국 1920년
  • 영국 1928년
  • 프랑스 1945년
  • 벨기에 1946년
  • 스위스 1971년
  • 쿠웨이트 2006년

20세기 전체에 걸쳐 있는 이 연대들은 변화하는 시대정신의 척도가 된다. 이와 함께 시대정신의 또 다른 척도는 인종을 보는 우리의 태도다. 20세기 초에 영국(그리고 다른 많은 국가들)에 살았던 사람들은 거의 다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인종차별주의자로 판단될 것이다.

--p400~410

도덕적 시대정신은 변하고 있으며, 이를 이끄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종교가 "선"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 장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성경의 온갖 비상식적이고 잔인하고 비도덕적이고 비과학적인 주장들을 현대의 시대정신에 맞추기 위해 신학자들은 온갖 기상천외한 설명들을 갖다 붙입니다. 하지만 신학자가 아닌 사람들은 신학자들보다 훨씬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되는거죠:

"성경은 전지전능한 신의 계시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사람들이 당시의 상식을 기준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현대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엉성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 6장 요약 읽기   8장 요약읽기 >>

신고
< Newer     Older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