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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02 만들어진 신 4장 요약 -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한 이유 (21)
제4장.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한 이유 (Why There Almost Certainly is No God)

4장에서는 3장에서 비판하지 않고 넘어간 아퀴나스의 신 존재 증명 5번 "설계 논증"을 비판하고, 그에 대한 과학적 대안으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와 "인본 원리"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설계 논증의 한 형태인 "보잉 747 논증"을 변형하여 "궁극적 보잉 747 논증"을 만들어내는데, 이 논증은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한 이유"를 보이기 위한 것입니다.

보잉 747과 고물 야적장

이 장은 현대의 가장 대중적인 설계 논증으로, 많은 유신론자들 사이에서 "완벽한고 설득력 있는 논증"으로 비치는 비개연성(improbability) 논증을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호일(프레드 호일)은 생명이 지구에 출현할 확률이 고물 야적장을 휩쓰는 태풍이 운 좋게 보잉 747을 조립해낼 확률과 별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비유를 복잡한 생명체의 진화를 언급할 때 활용해왔으며, 그런 언급은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 아주 간결하게 줄인 이것이 바로 창조론자가 선호하는 논증이다. --p174~175

한편, 지적 설계론(ID - Intelligent Design) 또한 "싸구려 턱시도를 차려입은 창조론"일 뿐이며, 설계 논증의 변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창조론자가 남용하는 비개연성 논증은 늘 똑같은 형식을 취하며, 그것은 창조론자가 정략적으로 지적 설계라는 세련된 옷을 입고 위장을 한다고 해도 아무런 차이가 없다. --p175

설계론자(혹은 창조론자)들의 비개연성 논증이 공격하는 지점은 크게 네 곳입니다.
  1. 물리법칙들이 조금만 달랐어도 우주에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었을터인데, 어떻게 물리법칙들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게 되었는가?
  2.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지금과 조금 달랐거나, 지구의 자전궤도가 조금만 더 타원이었거나, 목성이라는 거대한 중력 방어막이 없었다면 지구에는 생명이 살 수 없었을터인데, 어떻게 지구가 딱 이와 같은 환경을 갖추게 되었을까?
  3. 원시 지구에서 어떻게 생명이 우연히 탄생할 확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어떻게 지구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
  4. 원시 생명체가 어떻게 지금과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유기체로 변할 수 있었는가?
설계논증에 의하면 위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초월적 설계자에 즉, 신에 의해서"가 됩니다. 무신론자인 도킨스는 설계논증을 거부하고 1,2,3번에 대해서는 "인본 원리"로, 4번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본원리

인본원리는 직관적이고 단순합니다. "어떻게 지구는 딱 생명이 살기에 적당한 환경을 이루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입니다. 우주에는 수많은 행성이 있고, 각각 다양한 환경을 이루고 있는데 그중 극히 일부가 생명이 살기에 적당한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하나에서 살고 있는 생물인 우리 인간이 이와 같은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주에 대한 질문도 마찬가지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생성해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우주에서 그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인본 가설은 통계적 성격을 띄는데, 우주라는 시공간은 과학자들의 손을 들어줍니다. 예를 들어 아주 보수적으로 추정을 하더라도 "우주에 있는 쓸 만한 행성의 수는 1000만조 개(p215)"에 이른다고 합니다. 생명의 기원 즉, DNA에 상응하는 무언가가 자발적으로 출현할 확률이 행성 10억 개 중 하나에서나 일어날 수 있을 만큼 희박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생명이 출현할 행성은 10억 개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빅뱅 이후 150억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생명의 자발적 탄생은 필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해보게 됩니다.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어떻게 해서든 일단 최초의 생명(자기복제가)이 단 한 번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그 이후는 더 이상 확률 계산에 의지하지 않고,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로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각 개체는 자신과 닮은(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은) 자손을 낳고, 각각 조금씩 다른 자손들(변이)이 제한된 자원을 놓고 경쟁하며(경쟁), 주어진 환경에 조금이라도 더 잘 적응하는 자손이 더 높은 확률로 생존 및 번식하게 되며(선택), 이 개체의 자손들은 이 개체와 닮았을 것이므로 더 높은 생존가를 갖고, ... 과 같이 변이와 경쟁 그리고 선택이 반복되면서 점진적으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다윈 진화론의 골자입니다.

위 방식에 의하면 설계자 없이도 우연적 변이와 자연선택의 반복을 통해 점점 더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높은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도킨스는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개념이 설계 논증의 핵심을 파괴하는 강력한 의식-각성제(Consciousness Raiser)라고 말합니다:
철학자 Daniel Dennett은 진화가 우리가 지닌 가장 오래된 개념 중 하나를 반박한다고 지적했다. "바로 크고 엄청나고 명석한 것이 그보다 못한 것을 만든다는 개념이다. 나는 그것을 적하(trickle-down) 창조론이라고 부른다. 당신은 창이 창 제작자를 만드는 광경을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편자가 대장장이를 만드는 광경도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도기가 도기공을 만드는 광경도 결코 못 볼 것이다." Charles Darwin은 지극히 반직관적인 일을 하는 작동 가능한 과정을 발견함으로써 인류 사상에 혁신적인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의식을 일깨우는 힘도 제공했다.

--p182

환원불가능한 복잡성(Irreducible Complexity)

설계 논증의 단짝 중 하나는 환원불가능한 복잡성(IC - Irreducible Complexity) 개념입니다. IC란:
눈이나 날개 같은 극도로 복잡한 기관은 완벽한 형태가 갖춰지기 전에는 개체에게 아무런 이점도 제공하지 못한다는 특성 상 자연선택에 의한 점진적 진화로는 절대로 설명될 수 없다.

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즉, 눈은 "보든지 못 보든지 둘 중 하나이며, 날개도 날든지 못 날든지 둘 중 하나라는" 주장입니다.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는 반쪽짜리 눈 혹은 반쪽짜리 날개는 개체에게 아무런 이득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완전한 눈 혹은 완전한 날개로 진화될 수 없다는 것이죠.

도킨스는 환원불가능한 복잡성 개념이 가지는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비개연성 논증을 전개하고자 하는 창조론자들은 언제나 생물학적 적응이 대박 아니면 깡통의 문제라고 가정한다. '대박 아니면 깡통' 오류는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 수술로 수정체를 제거한 백내장 환자는 안경이 없으면 선명한 상을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나무에 부딪히거나 낭떠러지에서 떨어지지 않을 만큼은 볼 수 있다. 반쪽짜리 날개가 온전한 날개보다 못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날개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분명히 더 낫다. 반쪽(50퍼센트)짜리 날개는 높은 나무에서 떨어질 때 속도를 늦춤으로써 당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그리고 51퍼센트짜리 날개는 그보다 약간 더 높은 나무에서 떨어질 때 당신의 목숨을 구해줄 것이다.

(...omitted...)

마찬가지로, 50퍼센트짜리 눈이 49퍼센트짜리 눈으로는 구하지 못할 목숨을 구해줄 상황이 있으리라는 사실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 편형동물은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인간의 반쪽짜리 눈보다도 못한 눈을 갖고 있다. 앵무조개(고생대와 중생대에 우글거렸던, 멸종한 암모나이트의 사촌)는 질적인 측면에서 편형동물과 인간의 중간에 해당하는 눈을 가지고 있다. 빛과 그늘을 감지하지만 상을 볼 수 없는 편형동물의 눈과는 달리, 앵무조개의 눈에는 상이 맺힌다. 하지만 그 상은 우리 눈에 맺히는 상과는 달리 뿌옇고 흐릿하다. 그 차이를 정확히 숫자로 표시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제정신이라면 이 무척추동물들의 눈과 다른 많은 동물들의 눈이 없는 것보다는 나으며, 그 눈들으 모두 앞서 언급한 완만한 산비탈에 죽 놓여 있다는 사실을(점진적이라는 뜻)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p190~191

도킨스가 생각하기에 환원불가능한 복잡성 개념의 가장 큰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진정으로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 발견된다면 Charles Darwin의 이론은 무너지겠지만, 마찬가지로 그것이 지적 설계론(Intelligent Design) 도 무너뜨리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사실 그것은 이미 지적 설계론을 붕괴시켰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말해왔고 앞으로도 말하겠지만, 우리가 신에 관해 아는 것이 아무리 적더라도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신이 환원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하리라는 점이기 때문이다! --p194

여담: The Mating Mind의 저자인 Geoffrey Miller는 자연선택에 의한 점진적 진화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형질(그는 이것을 "혁신의 문지방"이라고 부릅니다)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성선택(Sexual Selection)에 기반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The Mating Mind p250~270).

궁극적 보잉 747 (Ultimate Boeing 747 Gambit)

다음은 보잉 747 논증을 변형한 "궁극적 보잉 747 논증"의 요약입니다. 도킨스는 이 논증을 통해 "신이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장은 내 책의 핵심 논증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한 말을 또 하는 위험을 무릅쓰고서 그것을 여섯 가지로 요약하고자 한다.
  1. 여러 세기 동안 인간의 지성에 도전한 가장 큰 과제들 중 하나는 우주의 복잡하고 있을 법하지 않은 설계처럼 보이는 것이 어떻게 출현했는지 설명하는 것이었다.
  2. 설계처럼 보이는 것을 실제 설계로 보고 싶다는 유혹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시계 같은 인공물의 경우, 지적인 공학자가 설계자였다. 같은 논리를 눈이나 날개나 거미나 사람에게 적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3. 그 유혹은 잘못된 것이다. 설계자 가설은 즉시 "설계자는 누가 설계했는가?"라는 더 큰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해결하고자 한 문제는 통계적 비개연성을 설명하라는 문제였다. 우리는 스카이훅이 아니라 기중기가 필요하다. 기중기만이 단순한 것에서 있을 법하지 않은 복잡한 것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4.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독창적이고 강력한 기중기는 자연선택을 통한 다윈(Charles Darwin)의 진화다. 다윈과 그의 후계자들은 경이로운 통계적 비개연성과, 설계된 듯한 모습을 한 생물들이 어떻게 단순한 것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점진적으로 진화했는지 보여주었다. 현재 우리는 생물에게서 나타나는 설계라는 환각이 그저 환각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5. 우리는 아직 물리학에서는 상응하는 기중기를 찾지 못했다. 어떤 유형의 다중우주 이론이 생물학 분야의 다윈주의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종류의 설명은 다윈주의에 비해 덜 만족스럽다. 행운을 더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본 원리는 한계가 있는 인간의 직관이 편안하게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행운을 가정할 수 있게 해준다.
  6. 우리는 생물학 분야의 다윈주의만큼이나 강력한 기중기가 물리학에서 나타나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설령 다윈주의와 맞먹는 아주 흡족한 기중기가 물리학 분야에는 없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비교적 약한 기중기들도 인본 원리의 부추김을 받으면 지적 설계자라는 자멸하는 스카이훅 가설보다 더 낫다.

이 장의 논증이 받아들여진다면, 종교의 실질적인 전제(신 가설 - God Hypothesis)는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p244~246
"확실하다"가 아니라 "거의 확실하다"인 이유는 2장에서 말한대로, 신 존재에 대한 확실한 부정(확률 스팩트럼의 7번)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번역본 표지 뒷면에는 "신이 없음을 입증했다"는 식으로 나와있는데, 과장입니다. 신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신론자들이 우쭐할 필요는 전혀 없는데, 신의 없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다고 해서 신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신 뿐만 아니라, 도깨비, 귀신,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지적으로 충실한 유신론자"가 되는 것은 "지적으로 충실한 무신론자"가 되는 것 보다 조금 더 힘든데, 왜냐하면 무신론자는 "신이 없음"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만 하면 되지만 유신론자는 "신이 있음"과 더불어 그 신이 자신이 믿는 바로 그 신이라는 점 까지도 설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한편, 불가지론자는? 아주 쉽죠. :-)

대부분의 유신론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별 고민을 안할 것 같은데 왜냐하면 그들은 "지적으로 충실한 유신론자"가 되고 싶다기 보다 "영적으로 충실한 유신론자"가 되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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