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저작자 표시
신고

글읽기

저작자 표시
신고

글읽기


저작자 표시
신고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간만에 짧은 독후감 하나 올립니다 ^^;;)

아직 beta 상태이지만 (요즘은 책도 beta ㅋㅋ) "Gamification by Design"을 읽었습니다.

서론, 1장, 2장에서는 Gamification의 정의/역사/현황/이론적 기반을 다루고, 3장 부터는 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렇습니다:

1. 2장에서 Gamification의 이런 저런 이론적 기반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대략...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이론(flow), 전통적인 학습/행동 심리학에서의 강화 이론(reinforcement), 몇 해 전 소셜 게임 초창기에 제법 인용되었던 Nicole Lazzaro의 4 funs of play(Hard Fun/Easy Fun/Alterd State/Social Fun), Richard Bartle의 4 types of players(모든 MMORPG 개발자들이 접하는 그 내용 - killer, socializer, explorer, achiever), Daniel Pink의 동기 이론(Drive!), MDA Framework등을 성의없이 나열하고 끝나버려서 좀 허무했습니다.

2. 3장 이후부터는 다양한 응용 사례(badge, level, exp point 등등)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내용이 깊지 못하고 각 기능을 구현하는 방법(루비 코드 예시 등)으로 상당 분량을 채우고 있어서 좀 심하게 방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1. 아직 베타라서 내용이 부실한 느낌이지만 정식 버전이 나오면 다시 훑어볼 예정

2. 이론적 설명은 기존의 잘 알려진 주장들을 짧게 요약하고 있는 수준이라 깊이는 없지만 가볍게 훑어보며 "어떤 책을 더 봐야할지" 참고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3. 뒷 부분은 다양한 응용 사례를 제시하고 있어서 일종의 "색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각각에 대한 설명의 깊이는 얕은 편입니다.

끗~

저작자 표시
신고

Ellen Dissanayake(김한영 번역)의 미학적 인간 – 호모 에스테티쿠스(Homo Aestheticus)를 읽었습니다.

미학적 인간


1. 전체적인 소감: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이 책은 동물행동학(Ethology), 진화론(종합설), 생물학에 기반한 미학이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저자는 (본문 중 진화심리학, 사회생물학 서적을 여러 번 인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오류들을 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유형을 나열해보자면:

  • 자연주의적 오류
  • 개체를 적응 실행자(adaptation executer)가 아닌 적응도 극대화자(fitness maximizers)로 보는 오해
  • 진화적 부산물(evolutionary byproduct)의 학술적 의미에 대한 오해

등이 있습니다. 이 책의 초판이 1992년, 개정판이 1995년에 나온 점을 고려하더라도 심하게 오류가 많고 당시에 널리 알려진 진화론적 이론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입니다.


2. 인용들

본문을 이용해보면 대략 이런 식입니다.

이후의 장들에서 나는 동물행동학적 관점을 이용하여, 예술이란 행동은 보편적이고 본질적이라는 것, 예술은 모든 인간에게 생물학적으로 부여된 성향이라는 것, 대부분의 진화생물학자를 포함하여 그 주제를 설명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가정해 온 것처럼 주변적인 부수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고자 한다. --p47

...그들조차도 예술에 대한 자연주의적 견해를 전적으로 무시하고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거나, 예술을 단지 다른 활동의 부산물로 이해한다. 그런 무책임하거나 경시하는 태도는 예술에 대한 현대 서양의 전반적이며 대표적인 태도이며, 이것이 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저해한다. –p84

저자의 오해와 달리, 예술에 대한 부산물 가설은 예술이 하찮은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습니다. (참고: Three products of evolution)

또 다른 부분을 살펴보면:

만일 어떤 것(이 경우, 예술)이 매우 즐겁고 강력하게 감정적으로 느껴지고, 그래서 우리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추구한다면, 그 감정 상태는 그것(가령 예술)이 어떤 면에서 분명 생물학적 생존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우리가 생존에 필수적인 일들을 하게끔 자연이 보장해 준 방식들 중 하나가 바로 좋은 기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p81

이 단락은 개체를 적응 실행자(adaptation executer)가 아닌 적응도 극대화자(fitness maximizers)로 보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개체가 어떠한 자극으로부터 긍정적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그 자극이 항상 적응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행위가 진화된 환경(EEA – Environment of Evolutionary Adaptation)과 현재 환경 사이의 차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개체의 행동은 비적응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약 복용은 극도의 쾌감을 안겨주지만 거의 모든 상황에서 적응적이지 못한 행동입니다.

다음은 음악의 적응적 이점에 대한 설명 중 일부입니다:

음악은 또한 가축 몰이나 여행처럼 지루한 일을 견딜 수 있게 해 준다 --p91

이는 인과의 방향이 뒤집어진 가짜 설명입니다. “음악이 우리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다”는 설명은 인간이 음악을 즐기게 된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즉, 음악에 대한 진화론적 가설은 “왜 음악을 들으면 지루함을 견딜 수 있게 되는지”를 설명해야하는 것입니다.

한편 저자는 예술이 “특별하게 하기”라는 속성을 갖는다고 주장하며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먼저 나는 특별화가 처음 생겨난 이유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가치 있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다른 동물들도 그런 이유로 꾸미기를 하는데, 특히 명금류들은 자신의 존재나 개성을 광고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노래에 공을 들인다. --p116

하지만 이 같은 견해는 성선택(sexual selection) 이론, 비싼 신호 이론(costly signaling theory)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이죠. 현대의 진화심리학자들은 대체로 동물이나 사람이 “필요 이상의 공을 들이는 행위”를 자신의 잉여력을 과시하기 위해 값비싼 신호를 표출하는 것으로 봅니다.

또한 저자는 예술에 대한 기존의 진화론적 설명들이 실패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예술의 경우에 지금까지 진화론적 설명이 실패한 것은, 이론가들이 단지 예술을 희귀하고 엘리트적인 어떤 것으로 보는 편협하고, 현대적이고 서양적인 패러다임 안에서만 이해했기 때문이다. 가령, 예술 같은 어떤 일을 소수의 사람들이 단지 그 자체를 위해 행한다면, 선택 가치를 가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p189

글쎄요, 진화론적 설명이 실패했는지 성공했는지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일단 그와 무관하게 위 문장엔 또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모든 인간의 보편적인 성향에 대해서만 선택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견해는 너무 협소하지 않냐는 것이죠. 같은 종 내에서 어떻게 오랜 기간에 걸쳐 광범위한 다양성(어떤 인간은 예술적 재능이 엄청나게 뛰어난 반면 또 다른 인간은 그렇지 못한 점 등)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양립가능한) 진화론적 설명 틀이 존재합니다. (연애 The Mating Mind성격의 탄생 Personality – What makes you the way you are 등 참고)

책의 마지막 단락에서는 전체 주제를 요약하고 있습니다:

예술적 행위들은 모든 사회, 모든 계층에 존재한다. 예술 특유의 신성함과 자유보다 오늘날 더 절실히 필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중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인간의 보편적 선천성인 예술이 단지 예술계의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를 비롯해 사실상 모든 사람의 삶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지원받고 장려될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 지금까지의 길고 복잡한 본문은 여러 학문적 관점으로부터 간단한 결론, 즉 말하기, 일하기, 운동, 유희, 사회화, 학습, 사랑, 보살핌 같은 인간의 공통적이고 보편적인 행위와 관심사들처럼 '예술도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장려하고, 개발해야 할 인간의 정상적이고 필연적인 행동'이라는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 --p400~401

좋은 말이기는 한데 논리적으로는 오류(자연주의적 오류 naturalistic fallacy)죠:

“예술적 행위란 진화된 적응으로 인간 보편적 성향이다. 따라서 좋은 것이다”

라는 결론인데 이 논리대로라면 아래와 같은 명제도 성립합니다:

“강간이 인간 남성의 진화적 적응이라면, 강간은 좋은 것이니 널리 장려해야 한다.”

난감한 얘기죠. 어떤 행위가 진화적 적응이건 부산물이건 뭐건 간에 그 사실만 가지고 해당 행위에 대한 당위 명제(좋다, 나쁘다)를 자동적으로 이끌어낼 수는 없습니다.


3. 결론

예술이나 미학에 대해 진화론/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 책을 찾으신다면 이 책 보다는 다음 책들을 추천합니다:

  • 쾌감 본능 (The Pleasure Instinct)
  • 연애 (The Mating Mind)
  • 음악은 왜 우리를 사로잡는가 (Music, The Brain, and Ecstasy - How Music Captures Our Imagination)
  • 빈 서판 (The Blank Slate)

끝.


신고

인디 영(Indi Young)의 저서 "멘탈 모델"의 번역서가 나왔길래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인이 영은 AdaptivePath의 창업자 중 한 명입니다). 그런데 제가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라 잠시 당황했었어요.

HCI/IxD/UX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멘탈 모델(Mental Model)이라고 하면 아래와 같은 의미로 쓰이죠:

멘탈 모델이란 실세계의 특정 대상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사람의 사고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A mental model is an explanation of someone's thought process about how something works in the real world. --Wikipedia

도널드 노먼도 "디자인과 인간 심리"라는 유명한 책에서 아래와 같이 쓰고 있고요:

디자인 모델이란 디자이너의 개념 모델을 말한다. 사용자 모델이란 사용자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멘탈 모델을 의미한다. ... 시스템의 상(image)가 디자인 모델을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드러내지 못하면 사용자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멘탈 모델을 갖게 된다.

The design model is the designer's conceptual model. The user's model is the mental model developed through interaction with the system. ... If the system image does not make the design model clear and consistent, then the user will end up with the wrong mental model. --p16,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또는 IxD encyclopedia의 설명도 마찬가지.

(위키피디아의 설명에 의하면 1943년에 Kenneth Craik이라는 사람이 처음 사용한 표현이라고는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으므로 패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1) 사용자의 멘탈 모델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2) 사용자가 올바른 멘탈 모델을 형성하도록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을 다루어줄 것으로 기대한 것이죠.

그런데, 인디 영의 책에서 설명하는 "멘탈 모델"이라는 것은 이런 의미가 아닙니다. 책의 설명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은 의미입니다:

멘탈모델은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구성되며, 각 부분은 다시 몇몇 그룹으로 분류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멘탈모델은, 대표 사용자들에게서 수집된 에쓰노그래피 자료를 의미상 가까운 것끼리 모아 놓은 친화도라고 하겠다. --p2

그러니까, 사용자의 머리속에서 만들어지는 그런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업무 과정 중에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산출물(artifact)을 말합니다. 대략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자신이 고안한 표현 양식 혹은 방법론의 이름을 왜 하필 멘탈모델이라고 명명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본문 중에 나오기는 합니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멘탈모델은 특정한 상황에서 누군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모델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당히 안정적인 모델이다.

내가 이 구분을 집고 넘어가는 이유는, 인간의 인지 체계를 연구하는 분야에서도 지난 십수년 간 내적 표상을 매우 깊이 연구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멘탈모델은 내적 표상 연구에서 다루는 내용과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싶기 때문이다.

"'멘탈모델'은 인간의 내적 표상에 대한 더욱 일반적인 범위의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인지 연구는 이제 매우 세분화된 분야로, 그 논문들을 보면 자신들이 내적 표상을 어떤 범위에 한정해서 연구했는가를 장황한 수식어로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p9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십수년간 깊게 연구했지만 저자 본인은 그냥 자기 맘대로 정의해서 쓰겠다는 얘기인데요... 좀 이상한 주장인것 같아서 원문을 찾아보니 번역문과 미묘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내가 이 둘을 구분하고자 하는 이유는, 지난 십여년간 인지 분야 연구자들이 내적 표상에 대하여 대단히 깊게 연구를 했었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멘탈 모델이 현재 통용되는 정의 중 어디에 속하는지 명시하고 싶기 때문이다.

I want to acknowledge this distinction because those in the field of cognitive research have explored mental representation in great detail in the past decade, and I want to indicate where these mental models might fall within the currently defined parameters.

원문을 봐도 좀 모호해서 검색질을 해봤는데, 이런 글을 발견했습니다. 중간에 저자가 직접 코멘트를 달았군요:

...지난 십여년 간 인자과학자들은 (멘탈 모델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계속 확장해왔다. 나는 이 데이터 표현 양식(자신이 고안한 멘탈 모델)도 확장된 정의 내에 포함된다고 본다.

...in the past decade cognitive scientists have broadened the meaning again and again. I felt that this representation of data falls within those broader definitions.

연구자들 사이에서 멘탈 모델이라는 말이 워낙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어서, 자신이 고안한 방법론 and/or 산출물을 멘탈 모델이라고 써도 대충 괜찮다고 생각했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음... 여전히 이상하죠. 인지과학자들이 십여년 간 연구했다는 멘탈 모델이라면 위에서 인용한 일반적 정의(Norman 등의)를 뜻하거나, 혹은 인지과학/인공지능/심리철학 분야의 마음에 대한 계산/표상적 이론(Computational / Representational Theory of Mind)에서 말하는 심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 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은데, 두 가지 모두 저자의 용법과는 그다지 맞지 않는 것 같죠.

제가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일 수도 있으니 정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코멘트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독후감이라고 해놓고 책 제목 얘기만 너무 많이 했군요. 그래도 이 책에서 말하는 멘탈 모델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으니 다행입니다 ㅎㅎ

지금까지는 용어에 대한 불만이었고요, 이 산출물의 형식이나 방법론,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멘탈 모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세 가지라고 하는데, 크게 공감이 됩니다(p9):

  • 디자인의 자신감(confidence) - 서비스와 기능을 설계하는 지침이 된다.
  • 방향의 명확성(clarity) - 사용자와 사업 측면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 전략의 연속성(continuity) - 비전과 사업 기회가 오래 지속되도록 해준다.
끝.
저작자 표시
신고

이번 책은 컬처 코드(The Culture Code)입니다. 예전에 봤던 책인데 오늘 아는 분이 언급하시는 바람에 급 생각이 나서, 독후감을 짧게 올려봅니다.

 

 

어, 근데 사실은 독후감이라기 보다는 본격 컬처코드 까는 글에 가깝습니다.

일단 저자 소개를 보자면 “클로테르 라파이유 (Clotaire Rapaille) -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이며 마케팅 구루”라고 합니다. 정신분석학, 문화인류학, 마케팅. 이 세가지 모두 뭐랄까 좀 아리까리한 분야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하여간 일단 아리까리함 한 표 먹고 시작.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미국을 혐오하는 프랑스인 문화 결정론자의 뇌 운운 약장사 주장으로 가득찬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장은 그나마 읽을만 했는데 뒤로 갈수록 내용이 점점 가관입니다. 특히

  • 거짓기억에 대한 설명에서 더 최근의, 더 유명한, 더 엄밀한 사례(뭐 이를테면Michael Gazzaniga 등의 The Split Brain)을 인용하지 않고 굳이 19세기 프랑스 신경학자인 Jean Martin Charcot(1825년생, 소위 신경증neurosis 분야의 나폴레옹)의 인용하는 부분. (p30)
  • 과학의 한계와 주술치료에 대한 이야기. 뭐, 주술치료!? (p115)
  • 미국인들이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한 어이없는 설명 - 가정을 의미하는 홈으로 들어와야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야구가 가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와 너무나 부합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라고. (p147)

등이 좀 웃겼습니다.

특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틈만 나면 뇌가 어쩌고 대뇌피질이 어쩌고 하는데 결국 중요한 설명은 문화결정론으로 흐르는 이상한 조합(뭐 이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문화결정론과 신경학은 궁합이 잘 맞는 조합이 아니죠)도 사이비스럽달까요.

음, 아무리 본격 까는 글이지만 너무 깠나요? ㅎ 그래도 독후감이니 최소한의 책 내용 소개는 있어야겠군요. 그래서, 컬처 코드라는게 뭔가 하면:

컬처 코드란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 - 자동차와 음식, 관계, 나라 등 - 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 지프(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경험이 프랑스인이나 독일인의 경험과 다른 까닭은 여러 문화들이 서로 다르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p18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코드라는 걸 찾아내면 “우리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코드를 찾아내면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 즉 "우리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코드를 이해하면 놀랍고 새로운 도구가 생긴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행동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안경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안경을 쓰면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며 우리가 항상 의심해왔던 것이 사실임을 입증해준다. 즉 전 세계 인류는 공통적인 인간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코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가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p26~27

그 밖에, 컬처 코드를 찾아내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세요.

끝.

신고

이번에 읽은 책은 Game Development Essential 시리즈 중 Game Interface Design 입니다. (사실은 지난 주말에 읽었는데 지금 정리해서 올립니다)


기초(foundation), 이론(theory), 실무(practice)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실무 부분에서는 개발 프로세스, 프로토타이핑 얘기가 나오길래 대충 훑어만 봤습니다.

1장(역사)에서는 초창기 아케이트 게임의 역사를 훑으면서 인터페이스(물리적 인터페이스 포함)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이얼 하나 달랑 있던 Pong, 무기 발사 개념이 추가된 Space Invaders, 한 축의 움직임을 더 추가하여 X,Y 양방향 이동을 구현한 Pac Man 등의 순서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얻은 교훈이라면… 게임이 상당히 다양해보이기는 하지만 초창기의 몇 가지 혁신에 비하면 최근 게임들의 변화는 약간의 변주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닌텐도는 살짝 예외 ㅋ). 하긴 이런 류의 얘기는 예전에 랄프 코스터 책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었던 것 같네요. 게임을 즐기는 행위를 관찰해보면 장르가 아무리 달라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식으로 표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내용은 오락실 게임의 “High Score”가 만들어낸 사회 현상에 대한 언급. 저자는 오락기 전원이 꺼지면 High Score가 지워지는 것을 단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저는 이게 오히려 장점이었다고 생각해요. 기존 스코어가 지워져야 매일매일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죠. :-)

2장(목표와 고려사항)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론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게임 인터페이스의 1차적 목표(primary goal)은 피드백과 컨트롤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2차적 목표(secondary goal)는 몰입(immersion)과 분위기(atmosphere)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지속적으로 게임 컨텐츠 내에 녹아들어서 사용자에겐 최대한 보이지 않는 인터페이스의 장점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이 책 전체에 반복됩니다.

읽다보니 중간에 좀 어이없는 인용이 나오는데요 이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는 이게 더 직관적이고 플레이어에게 자신이 다루는 탱그와 좀 더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베타 테스터들은 이 인터페이스에 대해 내내 불만을 토로했죠. 최종적인 게임도 에너지 막대가 없이 출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판매량이 줄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이게 더 나은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합니다.

I felt it was more intuitive and allowed one to become more connected with the object they were driving(a tank). Our beta testers complained about it constantly during testing. The final game has no health meter, and it may have probably hurt sales, but I think it is a better interface. (p21)

예술을 하는게 아니라면 혁신 자체가 목표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UI이건 UX이건 ROI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 오픈마루 블로그에 쓴 사용자 경험의 비즈니스 가치도 참고)

3장(인터페이스 분류하기)은 기존 인터페이스를 카테고리에 맞게 나누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별로 얻은 인사이트가 없었습니다. 카테고리로 나누는 행위에도 목적이 있을텐데 그냥 나눠놓고 “이 중에서 골라써~”라는 식의 접근은 싫어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디자이너의 자세에 대해서는 Designing for Interaction에서 나왔던 “디자인이란 그저 그런 여러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옵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라는 접근을 선호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안을 찾아내기 위해 기존의 인터페이스를 분해하여 좀 더 본질적인 조각들로 나누는 방식이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4장(하드웨어 인터페이스)은 다양한 하드웨어와 컨트롤러의 인터페이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재미있었던 내용은 PS나 Xbox 류에 딸려오는 기본 컨트롤러를 쥐는 방식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표적으로 오른쪽 버튼(A,B,X,Y)에 관련하여 precise player와 sloppy player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고 있더군요 ㅋ 전자는 정확히 버튼을 눌러주는 사람, 후자는 엄지를 어중간한 가운데 위치에 놓고 문지르듯 누르는 사람. 저는 게임 종류에 따라 다르게 누르는 것 같아요. 가끔은 검지를 같이 쓰기도(격투게임). 물론 그런 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ㅎㅎ

5장(장르에 따른 구분)에서는 다양한 게임 장르에 따라 관습적으로 쓰이는 인터페이스 요소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관습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러한 인터페이스를 원하는 수많은 기존 팬들 때문이라는 측면도 있다고.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요소를 의도적으로 깨고 시장을 확대한 사례로 닌텐도의 Wii가 있죠. 요즘은 닌테도 때문에… 뭔 얘기를 하건 간에 “아니야, 닌텐도는 그렇게 안했는데 대박났어!”하면서 반론을 하게 된다죠. ㅎ

6장(컨트롤)에서는 제목 그대로 게임을 제어하는 수단으로서의 인터페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자동화해주는 바람에 게임의 재미가 반감된 사례로 “The Bard’s Tale”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사례로 넥슨의 “바람의 나라”도 언급되고 있군요.

6장에서 상당히 깊게 다루는 내용 중 “저장 시스템”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그동안 유서 깊은 토론들도 워낙 많았고, 아직 제가 못 따라간 부분들도 있고, 내용도 길고 해서… 공부 좀 더 한 다음에 별도의 포스트로 다루고자 합니다.

7장(피드백)은 6장의 컨트롤과 대비되는 부분으로 게임 내 상황에 대해 유저에게 알려주는(피드백) 방식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별 특별한 내용은 없었고, 읽다가 발끈한 부분이 하나 있어서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MMOG 종류의 인터페이스가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합리화(?)인데요, 저자는 1) MMOG는 장시간 플레이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효율성이 극대화 될 필요가 있고, 2) 초보자와 숙련자의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 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친다면 대부분의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의 UI 또한 1) 장시간 사용하며, 2) 초보자와 숙련자의 니즈가 다르다는 점에서 UI가 복잡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성립하게 될텐데, 좀 이상한 얘기죠. 현재의 MMOG UI를 보고 있으면 과거의 Microsoft Office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버전이 올라가면서 점점 늘어가는 툴바와 메뉴 아이템, 이를 감추기 위한 각종 떡칠(adaptive menu 등)과 사용자 정의 기능, 이러한 떡칠 때문에 더 복잡해지는 UI의 악순환 말이죠.

이러한 악순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The Humane Interface의 다소 급진적인 원칙들을 적용해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The Humane Interface는 몰입(immersion)을 강조하는 부분이라거나 하는 면에서 게임 UI 설계와 특히 잘 통하는 면이 있다고 봅니다.

이후 8장, 9장은 실무(practice) 얘기인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끝!

신고

게임의 귀환”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원제는 Grand Theft Childhood 입니다 ㅋ 부제는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에 대한 놀라운 진실들(The Surprising Truth About Violent Video Games)”이로군요.

 

비디오 게임과 폭력적 행동 사이의 관련성이 생각보다 낮으며, 오히려 비디오 게임이 아이들의 사회 활동 등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 내용입니다.

1) 널리 퍼진 헛소문들을 하나씩 찾아서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밝히고 있고, 2) 자신들이 수행한 연구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3) 부모를 위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과 게임회사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 중 무엇이 더 클지를 고민하는 게임회사 직원이 읽기에는 참 달콤한 내용이었습니다. ㅎㅎ 하지만 게임이 사회에 유익한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면(Serious Games), 분명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서, 게임과 폭력 사이에 전혀 관계가 없다는 식으로 생각해버리는 오류는 피해야할 것입니다.

아래는 몇 가지 인용들입니다.

비디오 게임은 격리된 활동이 아니다:

많은 게임들이 여러 플레이어가 같은 방에서 혹은 전자적으로 연결해서 즐길 수 있게 설계되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노력을 통합하기 위해 대화해야 한다. ... 특히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게임이 또래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대화 주제로 작용한다. –p20

거짓 기사의 전형적 사례:

"알렉산드로 콥체프는 포스탈 2라는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집을 나와 모스크바 중앙에 위치한 유대 교회로 들어갔다. 그가 플레이한 게임은 캐릭터가 도시 한복판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식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그가 저지른 상황과 아주 흡사하다. ..."

이 기사는 전혀 터무니없는 헛소리다. 콥체프는 모스크바 경찰에게 비디오 게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유대인들이 사는 모습이 샘났고, "죽고 싶다는 욕망"이 일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대단히 불안한 젊은이였다.

--p24~25

새로운 매체에 대한 두려움:

뉴욕 시립대학 퀸스 칼리지 교수인 헤럴드 셰터 박사는 주로 대중문화에서 폭력성이 어떻게 묘사되는지를 연구해왔다. 그는 이렇게 단언한다:

"나는 지금부터 50년 후에는 이렇게 될 거라는 사실을 추호도 의심치 않습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홀로그램에 나오는 좀비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뿜어져 나오는 피를 실제로 느끼도록 해주는 가상현실의 총격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이 ResidentEvil과 GrandTheftAuto 같은 아무런 해도 없는, 만화 같은 오락거리를 즐기던 2004년의 소박했던 시절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최첨단 오락거리가 상상을 초월하는 자극과 진짜처럼 보이는 피를 보여주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옛날의 대중문화는 항상 순수하고 예스러운 흥취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p36

끝~

신고

요번에 읽은 책은 “What’s Next – 애플&닌텐도” 입니다. 보통은 들고다니면서 보는데 요즘 들고 다니는 책은 Game Development Essentials 시리즈 중 “Game Interface Design”이고요, 방금 끝낸 이 책은 침대 옆에 높고 자기 전에 찔끔찔끔 읽는 식으로 봤습니다:


애플과 닌텐도를 통해 관련 산업의 역사, 비화, 경영 전략, 리더십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유사성을 드러내기에 적절하도록 구도(혹은 구성)을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만 한편으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저자분(김정남님)께서 약간 소설식 과장을 즐겨 사용하시는 면이 있다고하니 적절히 걸러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독후감인데 그냥 이렇게 접으면 아쉬우니까 인상 깊었던 구절 하나 인용합니다:

결국 사람들이 성공이나 실패를 논할 때는 모든 원인과 과정 그리고 절차가 똑같아도 오직 결과를 보고서 이야기할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뛰어난 아이디어로 성공하면 뛰어난 역발상이 빛을 발휘했다고 극찬했다가 또 실패를 하면 시장의 상식과 정석을 몰라서 실패했다고 비난한다. 원래 신선한 아이디어란 우리가 상식 혹은 정석이라고 하는 틀에서 벗어나기 마련인데도 오직 결과에 따라서 칭찬과 비난이 갈라진다. 그래서 우리가 성공 비결이라고 배우는 것들은 사실 실패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p314

공감 백만개 날립니다. ^^

끝~

신고
< Newer     Older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