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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30 기도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실험들. (2)
기도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실험들 -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제2장 신 가설 (The God Hypothesis) 중에서 인용합니다.

첫 번째는 Francis Galton의 연구입니다.

Galton은 머리 모양을 보면 지능이나 성격 등을 알 수 있다는 이론인 골상학으로 유명한 바로 그 사람입니다. 아래 인용에도 나와 있지만 종의 기원을 쓴 Charles Darwin의 사촌이기도 하죠:
Charles Darwin의 사촌인 Francis Galton은 기도가 효험이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는 일요일마다 영국 전역의 교회에 모인 군중들 전부가 왕실의 건강을 비는 공개 기도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렇다면 왕실 가족은 가까운 사람들의 기도만 받는 나머지 사람들보다 건강해야 하지 않을까? 골턴은 조사를 했고, 통계학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어쩌면 그는 조롱하고 싶어서 그 연구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기도를 하면 식물이 더 빨리 자라는지 알아보겠다고 땅에 무작위로 식물들을 심어놓고 기도를 했을 때처럼 말이다(식물은 더 빨리 자라지 않았다).

--p99~100

두 번째는 물리학자 러셀 스태너드의 연구입니다. 연구를 후원한 템플턴 재단은 성공한 주식투자자 존 템플턴에 의해 설립된 기독교 계열의 단체입니다:
더 최근에는 물리학자 러셀 스태너드가 템플턴 재단의 후원으로 환자들을 위한 기도가 회복을 돕는다는 주장을 실험으로 입증하려 했다(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스태너드는 영국의 저명한 종교인 과학자 3인 중 한 명이다).

그런 실험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이중맹검법(Double Blind Test)을 써야 하며, 이 기준은 엄격히 지켜졌다. 환자들은 실험 집단(기도를 받는 쪽)이나 대조 집단(기도를 안 받는 쪽)으로 무작위로 분류되었다. 환자들도, 의사들도, 돌보는 사람들도, 실험 주관자들도 어느 환자가 기도를 받는지, 어느 환자가 대조 집단에 속하는지 알지 못했다. 이 실험에서 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기도할 대상자의 이름을 알아야 했을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서 기도를 해야 할 테니까. 하지만 신중을 기하기 위해 그들에게 오직 성의 첫 글자와 첫 번째 이름만 알려주었다. 그 정도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신이 충분히 알아들을 터였다.

사실 그런 실험을 한다는 생각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것이었고 당연히 그 계획은 조롱거리가 되었다. 코미디언 Bob Newhart가 그 이야기를 소재로 촌극을 꾸몄다는 말은 없지만, 나는 그가 뭐라고 말할지 훤히 알 수 있다.

''주님, 뭐라고 하셨지요? 제가 대조 집단에 속해 있으니 치료를 할 수 없으시다고요? ... 이런 알겠어요. 제 이모님의 기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거군요. 하지만 주님, 옆방에 누운 에번스 씨는 말입니다... 뭐라고요? ... 에번스 씨는 하루에 1000명의 기도를 받았다고요? 하지만 주님, 에번스 씨를 아는 사람이 1000명이 될 리가 없는데... 아하, 그들은 그를 그냥 존 E.라고 불렀다고요. 하지만 주님, 존 엘스워시일 수도 있잖아요? ...아, 알겠어요. 전능한 힘으로 존 E.가 누군지 아셨다고요. 하지만 주님 ...''

연구진은 용감하게 모든 조롱을 무시한 채 보스턴 인근 심신 의학 연구소의 심장학자 허버트 벤슨의 지휘로 240만 달러의 템플턴 연구비를 쓰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omitted...)

2006년 4월 "미국 심장학회지"에발표된 연구 결과는 명쾌했다. 기도를 받은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 사이에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자신이 기도를 받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었다. 자신이 기도의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안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심한 합병증에 시달렸다. 신이 제정신이 아닌 실험이 못마땅하여 모종의 조치를 취한 것일까? 자신이 기도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안 환자들이 좀 더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실험자들은 그것을 '성취 불안'이라고 표현했다.

--p100~102

다음은 연구가 계속 실패한 후 신학자들의 반응입니다:
... 다른 신학자들도 초자연적인 영향이란 과학의 영역 너머에 있으므로 이런 식으로 기도를 연구하는 것은 돈 낭비라고 주장하면서 NOMA를 근거로 한 회의주의자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템플턴 재단이 그 연구를 지원할 때 이미 인식했듯이, 이른바 중보 기도의 힘은 적어도 원리상으로는 과학의 영역 내에 있다. 이중맹검법이 가능했지 않은가. 그것은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과학적 연구가 종교 문제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그것을 내던질 종교 변증론자가 과연 한 명이라도 있을까? 물론 없을 것이다. --p105

위에서 말하는 NOMA(겹치지 않는 교도권 - Nonoverlapping Magisterium)란 과학과 종교는 서로 겹치지 않는 고유한 영역을 갖기 때문에 과학으로 종교를 분석하거나 종교가 과학적 사실에 대한 주장을 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고생물학자인 S.J.Gould가 고안한 말입니다.

하지만 강경한 무신론자인 도킨스는 굴드의 NOMA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거죠.

여담입니다만, 각각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진화생물학자인 도킨스와 굴드는 (굴드가 죽을 때 까지) 진화론의 세부적인 주제(진화의 속도, 진화적 적응에 대한 이론, 진화론의 철학적 함의 등)들을 놓고 논쟁을 주고 받은 바 있는데, 종교에 대한 견해 또한 이런 식의 차이를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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