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중감] Jetpack Joyride

공부모임에서 Jetpack Joyride 라는 아이폰 게임에 대한 겜중감을 써오라는 숙제를 받아서(ㅋㅋ) 대충 메모한 내용들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장점, 단점, 긴가민가로 구분하였습니다. 세 시간 밖에 안해봐서 좀 부실합니다. 현재 기록 2845m, 레벨은 14단계(Super Star)

추가: 몇 시간 더 해서 만랩(Lev. 15). 기록은 4500km.


1. 장점

원터치 조작, 초기 학습 비용 거의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미션 완료시 미션뱃지에 달려있던 별이 경험치로 옮겨붙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줍니다. 미션과 경험치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설명하여 초반 학습을 돕습니다.

"
얼마나 멀리 가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그 외에도 동시에 세 가지 미션(장애물 아슬아슬하게 피하기, 동전 안 먹기, 과학자랑 하이파이브 하기 등등)이 항상 진행되는 상태라서 여러가지 재미를 줍니다. 미션은 1) 튜토리얼 역할도 하고, 2) 도전할 거리를 제시하기는 역할도 하고, 3) 달성해야할 목표를 항상 여러 개 제시함으로써 "아, 랩업했다. 이제 내일해야지" 식의 중단 지점(?)을 설정하기가 어렵게 만듭니다. "아, 랩업했다. 잠깐 근데 조금만 더 하면 동전 모으기 미션 달성하겠네? 저거만 하고 자야지" 식으로.

시작할때 자신의 최고 기록 알려줍니다.

일시 정지하면 현재의 미션을 보여줍니다.

Vehicle
따라 조작감이 확연하게 변합니다. 원터치류가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데 그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레벨이 동적으로 생성됩니다(procedural generation). 외워서 하는 플레이 불가. 이는 곧 극한의 오덕질(최고점수로 끝판 찍기 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반복 플레이에서 지속적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dynamic generation -> high unpredictability -> high replayability).

Vehicle
따라 장애물 및 동전의 생성 패턴이 바뀝니다. 해당 vehicle 특성을 익힐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력슈트(중력 전환 가능)를 입으면 45도 형태로 배열된 동전들(업다운 화살표 형태)이 나오고, 프로핏버드(급격한 상승 가능)를 타면 촘촘한 전기 장애물이 나오고, 텔레포트(순간이동 가능)를 타면 예고 없는 미사일(미사일은 원래 나오기 전에 예고를 해줍니다)이 나오는 식. 다른 패턴들도 더 있을텐데 일단 여기까지. "예고 없는 미사일"은 제 착각일지 모릅니다. 확인 필요. (덤으로, Procedural Generation이 유망한 접근이라고 굳게 믿지만서도 "당분간은" 이런 식의 깨알같은 디자이너 손맛이 들어가야하는 것 같아요)


(중력슈트 입으면 항상 나오는 동전 패턴)


Vehicle
탈때, 파괴될 때 조작감이 바뀌기 때문에 자칫하면 장애물과 충돌할 수 있을텐데요, 조작감이 바뀔 때 마다 주변 장애물이 모두 제거되도록 하여 그런 짜증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단점:

손가락을 어디에 두어야 화면의 중요한 요소를 안 가릴지 애매모호. 그나마 왼쪽 아래가 갠춘. 아이폰을 바닥에 놓고 오른속 검지로 왼쪽 아래 구석을 터치하는 식으로 즐기는 중.

이런 류의 게임 치고는 초기 로딩 시간이 너무 깁니다. iPhone 4 기준 약 20초 정도.

과학자 미스테리:
*   과학자한테 닿으면 죽는지 안죽는지 아리까리합니다. 한 번 "당해봐야" 알게 됨(안 죽습니다). Feed-forward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물론 자세히 보면 과학자들이 쫄아서 도망가는 깨알같은 연출이 있지만 게임 자체가 정신이 없어서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눈에 안들어오는 듯.
*   노란장갑 과학자와 검은장갑 과학자의 차이는? 그냥 장식일까요?
*   스토리랑 안 맞는 미션들이 제시되곤 합니다. 과학자를 죽이랬다가, 과학자랑 하이파이브를 하랬다가.

미션이 달성되면 그 순간 화면 상단에서 미션 달성을 알려주는 점은 좋습니다. 다만 미션 달성 과정(진행 상황)을 알기 어려운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를테면 "얼굴로 슬라이드하기" 같은 경우 뭘 해야 미션이 달성되는지 아리까리합니다. (죽을 때 얼굴이 바닥을 향한 상태로 슬라이딩 되는 거리를 말하는 것)

Vehicle
"용(Mr. 뭐시기)" 조작 방법은 세 번이나 타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조작법을 익히기 어려웠던 이유를 돌이켜보면 이런 것 같습니다. 우선 게임 자체가 정신 없이 장애물을 피해야하는 상황이고, 용의 조작법을 모르는 상태라면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눈도 익숙하지 않고 조작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용을 타면, 일단 무조건 터치를 해보게 됩니다. 용은 가만 두면 위로 뜨고 터치를 하면 불을 뿜으며 하강하는 식으로 움직이는데요, 저는 "터치하면 불을 뿜는구나"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럼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조작은 어떻게 하는거지?"라는 의문을 품고 매우 당황하며 마구 터치를 해보지만 용은 바닥에 딱 붙어서 올라갈 생각을 안합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장애물에 닿아서 용이 터져버리는거죠. 불을 뿜을 윗쪽으로 뭔가 뿜어져 나오도록하여 불뿜으면 하강이 된다는 시각적 힌트를 주거나, 처음 타는 Vehicle에 대하여 간략한 설명을 보여준다거나, Vehicle을 옮겨타면 약 5초간 무적 모드가 된다거나 등의 장치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3. 장점인지 단점인지 긴가민가:

미션으로 아이템 구매 경험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실력으로는 피할 없는 장애물 패턴이 생성될 때가 있습니다.

아이템들이 기능성인지 치장성인지 애매모호합니다.

만랩 찍었더니 처음부터 다시하래요. ㅜㅜ

저작자 표시
신고

게임의 부작용(과몰입, 중독, 반사회적 행동 유발 등)을 지적하는 기사가 넘칩니다. 주로 C모일보가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유해 사이트라고 판단하여 링크는 생략합니다. 주로 학부모, 교사, 학자, 정치인들의 주장/견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반면, 각종 SNS에는 부작용이 과장되었다며 반론을 제기하는 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주로 게임 및 관련 업계 종사자, 게임을 즐기는 일반 사용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양측 모두 대체로 빈약한 근거에 기반하여 너무 강한 주장들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되건 그 과정이 되도록 올바른 근거와 올바른 논리에 기반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논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께 "게임의 귀환(Grand Theft Childhood - The Surprising Truth About Violent Video Games)"이라는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비록 미국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최근(2004~2006)에 수행된 믿을 만한 연구에 기반하고 있고, 연구자들이 특정 집단의 이익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며, 참고자료도 성실하게 작성되어 있답니다. 다루는 주제들도 1) 폭력성, 2) 학내 집단 따돌림, 3) 반사회성, 4) 자살, 5) 섹스, 6) 게임 심의 및 규제, 7) 중독성 등 지금 우리나라에서 나오고 있는 논의들을 대체로 포괄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아래에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였습니다(번역서의 문장이 많이 이상하다 싶은 부분은 원문을 병기하였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무조건 나쁘다, 무조건 좋다는 식의 단순한 주장은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마약 중독과 게임 중독:

- 중독이라는 말은 뭇사람들 입에 수시로 오르내린다. 누군가가 "음식 중독"이나 "쇼핑 중독"에 걸렸다는 말을 무시로 한다. 이러한 중독에는 세 가지 진단적 특징이 있다. ... 가령 헤로인을 복용하는 마약 중독자들에게서도 그 점이 확실히 드러난다. ... 그렇다면 비디오 게임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지금 당장 해줄 수 있는 대답은, 모른다는 것이다. 액션에 많이 포함된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은 뇌의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증가된 수치와 관련이 있다. 이 두 호르몬은 뇌 세포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며 학습과 중독에 관여한다. (원문은 These neurotransmitters are involved in both learning and addiction. 맥락에 맞게 의역하자면, "이 두 호르몬은 중독 뿐 아니라 학습에도 관여한다"라는 느낌)

- 비디오 게임에 중독됐다고 여겨지는 아이 중 일부는 강박반응성장애와 유사한 강박행동으로 괴로움을 겪는다(원문은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may be)"). (다른 일부는) 플레이할 때 때때로 강력한 강화를 느끼는 건지 모른다. ... 이러한 이들은 마약중독자보다는 재미로 복권을 사거나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사람들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원문은 "가까울지도 모른다(may)").

(이 부분의 번역은 과하게 "확신에 찬 어투로" 잘못 옮겨진 것 같습니다. 맥락 상 게임 중독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그 매커니즘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확신할만한 연구가 없다는 내용이라서, 여기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그냥 저자들의 추론입니다)

(사실, 요즘 널리 쓰이는 "중독(addiction)"이라는 표현은 상당히 애매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문적 논의에서 중독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특히 마약중독(chemical dependence)과 같은 의존증(dependence syndrome)과 도박중독(compulsive gambling disorder)과 같은 절차적/행동적 중독(process or behavioral addictions)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한편, 인터넷/게임 중독을 절차적/행동적 중독 범주에 넣어야 할 것인지, 어떻게 진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결론을 낼 만큼 충분한 연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진단매뉴얼인 DSM의 경우 현재 작성중인 최신 버전(DSM V draft)에서도 인터넷/게임 중독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논의 중인 단계입니다.

혹시 중독의 정의나 신경학적/병리학적 설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The Science of Addiction"이라는 책을 보실 것을 권합니다)


게임의 부작용을 근거 없이 과장한 사례들

- 2005년 8월, 미국심리학회(APA)는 비디오 게임과 쌍방향 미디어의 폭력성에 대한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모든 폭력적인 장면의 73%에서 가해자들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으며, 따라서 폭력이 갈등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수단임을 가르친다"라고 나와 있다(p14) --> [반론] "모든 폭력적인 ...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은 비디오 게임이 아니라 1990년대 중반의 일부 TV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p18)

- "워싱턴의 어린 저격수들" 중 한 명인 리 말보를 기소한 검사는, 그가 엑스박스 게임 콘솔로 헤일로를 즐기며 살해 장면을 훈련했다고 주장했다(p14) --> [반론] 이것(헤일로)으로 실제 저격수처럼 사격 훈련을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법정에서 리 말보는 사람 머리 대신에 종이 접시를 세워두고 진짜 총으로 사격 연습을 했다고 자백했다. 또한 말보는 예전부터 작은 동물을 괴롭히는 등 반사회적 범죄 행동을 저질러왔다. 어린 동물을 괴롭히는 것은 미래의 폭력적인 범죄 행동의 강력한 예측인자다(p18)

- 전국적으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판매 신장이 청소년 폭력, 특히 학교 폭력의 증가와 관련되어 있다(p15) --> [반론] 비디오 게임의 인기와 실제 청소년 폭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서 청소년들의 폭력 범죄는 1993년에 절정에 달했다가 이후 점차 줄어들었다. 학교 폭력 역시 줄어들고 있다. 1994년에서 2001년 사이에 살인, 성폭행, 강도 및 가중 폭행으로 인한 체포율이 44%나 감소했다. 이는 1983년 이래 폭력 범죄로 인한 청소년 체포율로는 가장 낮은 수치다. 1993년에 3,800건으로 최고조에 달했던 살인죄로 인한 체포도 2001년에는 1,400 건으로 급락했다(p19)

- 어떤 이유든 간에, 미디어 폭력에 따른 위해의 증거로서 1990년대에 범죄가 증가했다고 인용했던 전문가들은 범죄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말을 철회하려고 하지 않는다. ... 폭력 범죄율이 급락하던 시기에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포함한 비디오 게임의 인기가 굉장히 높았었다는 점을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p95)


폭력적 게임과 문제 행동 사이의 관련성:

- 반면에 약자를 괴롭히는 사건은 증가했다. 그런 괴롭힘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는 못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4장에서 살펴보겠지만, 우리 연구는 비디오 게임의 특정 패턴이 학내 총기 난사 같은 대규모 폭력 범죄보다는 이러한 유형의 행동적인 문제와 더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것을 알아냈다(p20)

- 우리는 중학생들 사이에서 M등급 게임 플레이와 광범위한 공격적 행동이나 문제 행동 간에 상당한 관계를 찾아냈다. 실제로 M-게이머들은(ESRB M등급, 미국나이 기준 17세 이상 이용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중학생들) 비M-게이머들보다 아래에서 살펴볼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문제들 각각에 연루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에서 지난 일 년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이러한 행동에 연루될 가능성은 M등급 게임에 많이 노출될수록 증가했다. 아이들의 목록에서 M게임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관계도 더 높아졌다(p150)


발달지체아의 경우 특히 부모의 주의를 요한다는 언급:

- 발달적으로 더딘 아동(원문은 developmentally delayed kids, 보통은 발달지연 혹은 발달지체로 번역합니다)의 부모는 미디어 활용에 대해 더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이러한 아이들은 또래들보다 환상적인 게임과 진짜 세상을 구별하는 데 더 곤란을 겪기 때문이다(p202)


게임의 순기능에 대하여:

- 많은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비디오 게임 놀이는 격리된 활동이 아니라 대단히 사회적인 활동이다. ...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노력을 통합하기 위해 대화해야 한다. ... 특히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게임이 또래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대화 주제로 작용한다(p20)


게임심의의 역기능 논란:

-  폭력적인 미디어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보면 ESRB(미국의 게임물 등급 심위 기관)가 등급 시스템의 일부를 거꾸로 적용하는 것 같다. 폭력적인 미디어가 실제로 폭력적인 행동을 초래할 것 같은 예측인자들 중 하나는, 아픔과 괴로움과 피 등 폭력으로 인해 실제로 초래되는 부정적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M 등급을 받은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은 그러한 부정적 결과물을 오히려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T 등급이나 E 등급을 받은 비디오 게임은 대게 그러한 부정적인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그처럼 낮은 등급을 받는다. 가령 시체는 그냥 사라지고 피는 진짜처럼 보이지 않도록 만화 그림으로 처리된다(p22)

- 그렇다면 T등급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M등급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보다 더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끌 거라는 뜻인가? ...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아마도 아닐 것이다" 쯤으로 해두자.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수많은 반대자와 지지자들이 서로 우기는 것처럼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는 어렵다(p255)


폭력적인 게임에 대한 연구/기사/언급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 요점은 아주 간단하다.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에 관한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져라. ... 비디오 게임과 공격적인, 혹은 폭력적인 아동 간에 관련성을 "입증한" 새로운 연구에 대해 들으면, 먼저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하라: 1) 그들이 실제로 누구를 연구했는가? 2) 그들이 비디오 게임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폭력"을 어떻게 정의했는가? 3) 그들이 비디오 게임 폭력에 대한 노출을 어떻게 측정했는가? 4) 그들이 "공격성"을 어떻게 정의했는가? 공격성의 척도로 무엇을 사용했는가? 이 척도와 현실 세계의 공격성 혹은 폭력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당화 했는가? 5) 그 척도가 상식적인 선에서 통할만 한 것인가? (p128)

(참고로, 책에서는 게임의 부작용에 대해 입증했다는 류의 주장을 접했을때 아래와 같이 따져볼 것을 권하고 있지만, 실은 게임의 순기능에 대해 입증했다는 류의 주장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해볼 수 있겠습니다)


게임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의 공통적 특징:

- 우리 자신의 연구는 물론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까지 살펴본 결과, 아이들에게 진정한 위험(true risks)이 될 만한 것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1) 진정한 위험 요소는 폭력 같은 이슈보다 더 미묘해서 ... 게임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는 무심한 관찰자들에게 흔히 간과될 수 있다. 2) (게임의 위험성이)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건 아니다. 어떤 아이들은 상당히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3) 다른 사람의 숨은 동기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등 생물학적/발달적 문제가 어떤 아동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 결정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동의 심리적 상태, 그리고 가족은 물론 다른 어른과 또래들과의 정서적 관계도 마찬가지다(Biological and developmental issues, such as children's abilities to understand other people's hidden motives, play a significant role in determining which children are at risk. So do the psychological states of children and their emotional connections to adults and peers inside and outside their families). 4) 이러한 위험성을 제한하기 위해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제9장에서도 그러한 과제를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요약?

위 책에 소개된 연구들에 따르면, 일부 게임이 일부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의 각종 보도들은 1) 빈약한 근거에 기반하여 2) 과장된 위험성을 3) 과도하게 확신에 찬 논조로 주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러한 보도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게임이 야기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확신에 차서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끗.

저작자 표시
신고

NDC2011 "과학적 기획" 발표자료입니다. 데이터 분석과 기획에 대한 개인의 생각, System Dynamics, Agent Based Model 등을 간략히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작자 표시
신고

넥슨 데이터분석팀 강규영입니다.

이번 NDC2011에서 "과학적 기획"을 주제로 50분 간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 일시: 2011년 6월 2일 목요일 14시
  • 장소: 아이타워 3F 교실
  • 발표자료

아직 발표 자료는 한 페이지도 못 만들었고 이런저런 생각들만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유사한 내용을 일부 다루고자 합니다:

  • 기획 이론의 체계화/지식화, 기획자의 전문성 향상
  • 기획자가 갖춰야할 지식의 요체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이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타분야 특히 자연과학/사회과학에서 얻어올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발표자 개인의 고민과 생각의 단편들
  • 기획, 데이터분석, 과학적 방법론의 관계 및 기획이 지향할 바에 대한 고민들
  • 기획에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도구와 이론들, 특히 System Dynamics, Agent Based Model 등
설익은 추상적 이야기를 본인의 업무 맥락에 맞춰 구체화하고 실천/실험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자 표시
신고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간만에 짧은 독후감 하나 올립니다 ^^;;)

아직 beta 상태이지만 (요즘은 책도 beta ㅋㅋ) "Gamification by Design"을 읽었습니다.

서론, 1장, 2장에서는 Gamification의 정의/역사/현황/이론적 기반을 다루고, 3장 부터는 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렇습니다:

1. 2장에서 Gamification의 이런 저런 이론적 기반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대략...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이론(flow), 전통적인 학습/행동 심리학에서의 강화 이론(reinforcement), 몇 해 전 소셜 게임 초창기에 제법 인용되었던 Nicole Lazzaro의 4 funs of play(Hard Fun/Easy Fun/Alterd State/Social Fun), Richard Bartle의 4 types of players(모든 MMORPG 개발자들이 접하는 그 내용 - killer, socializer, explorer, achiever), Daniel Pink의 동기 이론(Drive!), MDA Framework등을 성의없이 나열하고 끝나버려서 좀 허무했습니다.

2. 3장 이후부터는 다양한 응용 사례(badge, level, exp point 등등)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내용이 깊지 못하고 각 기능을 구현하는 방법(루비 코드 예시 등)으로 상당 분량을 채우고 있어서 좀 심하게 방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1. 아직 베타라서 내용이 부실한 느낌이지만 정식 버전이 나오면 다시 훑어볼 예정

2. 이론적 설명은 기존의 잘 알려진 주장들을 짧게 요약하고 있는 수준이라 깊이는 없지만 가볍게 훑어보며 "어떤 책을 더 봐야할지" 참고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3. 뒷 부분은 다양한 응용 사례를 제시하고 있어서 일종의 "색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각각에 대한 설명의 깊이는 얕은 편입니다.

끗~

저작자 표시
신고

소셜 게임이나 웹 게임 만드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고민 중 하나는 Flash 기반으로 갈 것인가, HTML 기반으로 갈 것인가 일텐데요 이게 좀 민감한 문제일 수 있죠. (대부분의 소셜 게임/웹 게임은 전통적인 2D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에 간단한 스크롤 등으로 구현되므로 Unity3D 같은건 일단 뺍시다)

최근 Apple와 Adobe의 신경전, Google의 기묘한 행보(한편으로는 HTML5 미는가 싶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Chrome에 Flash 류 지원 강화하고. 아마도... "난 그런거 몰라, 인터넷에 광고할거니까 광고판만 키워줘염" 이런 느낌), Adobe의 6월 반격설 등등.

기업 간 이권 다툼은 그렇다 치고, 당장 현실적인 문제를 따져보면:

  • Flash를 고르면 iPhone/iPad 대응 따로 해야하는데 상당히 귀찮을 수 있음.
  • HTML를 고르면 뭔가 느릴 것 같음. 게다가 iPhone 용은 인터페이스 등이 다를텐데 어차피 따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요런 상황이죠. 대체로 Flash를 택하고 iPhone/iPad 용은 따로 개발한다는 식으로 방향을 잡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저한테 고르라고 한다면 두 개(잠시 후 설명하겠지만 정확히는 세 개)를 다 개발하는 방향을 고르겠습니다. Lean Software Development에서 말하는 Set-based development 전략입니다: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렸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시스템에 쓸 기술 플랫폼을 골라야했지. 근데 당시에 존재하던 세 개의 선택권 중 어떤 게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지 확실치 않았어. 그래서 세 가지 모두 개발하기 시작했지. 그러느라 시스템의 하단부가 조금 더 일반적인 방식으로 개발될 필요가 있었는데, 결국은 그 덕분에 시스템이 매우 견고해졌지. 프로젝트 종료 직전에서야 어떤 플랫폼을 선택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졌는데, 그 전까지는 플랫폼을 확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어. 막상 우리가 선택한 플랫폼은 프로젝트 초기에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네."

A friend from a company that does enterprise applications told us how he made a critical decision:

"We had to choose a technical platform for a system. However, it was not clear which of the three available options was going to be the winner, let alone meet our needs. So we started developing on all three. This required the underlying development to be a bit more general than otherwise, but it turned out to be quite robust because of that. It was really not necessary to decide on a platform until quite near to the end of the project, and by that time, the correct choice was pretty obvious, but it was not the one we would have made in the beginning."

--p43, Lean Software Development - An Agile Toolkit

세 개 플랫폼 모두에 대응해서 개발하다가 프로젝트 종료 시점에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 두 개를 버리라니, 실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이론쟁이의 정신나간 헛소리같죠. 게다가, 위 사례처럼 프로젝트 종료 전에 하라는 선택하는 것도 아니라 세 개를 계속 유지하면서 가라니.


1. 세 개의 플랫폼

보통은 Flash와 HTML 두 가지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세 가지라고 봅니다:

  • Flash: IE 등 느린 브라우저를 위해.
  • Webkit: Safari CSS Visual Effects를 지원하는 Safari, iPhone, iPad.
  • Canvas: 현재 버전의 Chrome과 Firefox
  • (3D 배제한다고 했으므로 Canvas 3D + WebGL이나 Unity3D 등은 일단 KIN)
따라서 IE 버전, Webkit류 버전, Canvas 버전으로 랜더링 부분을 개발하고, 이 위에 iPhone 버전, iPad 버전, 브라우저 버전으로 UI 부분을 개발하는거죠.

어떻게? 자바스크립트와 좋은 설계로.

자바스크립트에서 호스트환경(브라우저, Flash Player 등)에 의존하는 코드를 몽땅 제거하면 해당 코드는 위 세 개 플랫폼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80~90% 이상의 코드가 한 글자도 수정없이 모든 플랫폼에서 쓰일 수 있습니다.

대충 다음과 같이 분해하면 됩니다:
  • 입출력 담당 및 호스트환경에 대한 wrapper 코드 세 벌(Flash, Webkit, Canvas)
  • 입력을 해석하고 플랫폼에 맞게 출력을 배치하는 코드 세 벌(브라우저, iPhone, iPad)
  • 나머지 몽땅
작업을 진행하면서 풀어야할 문제들은:
  • Flash와 Webkit과 Canvas의 서로 다른 작동 방식을 어떻게 잘 추상화할 것인가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는 방식으로)
  • "나머지 몽땅" 부분에 얼마나 많은 코드를 넣을 수 있을 것인가
등이 있겠습니다만 이것들은 대체로 mystery라기 보다 problem 수준이죠.

Flash/Webkit/Canvas를 추상화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삽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만 예를 들면,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 관련 API를 다음과 같이 한다고 칩시다:
  • 스프라이트를 특정 좌표에 그려주는 API
  • 스프라이트를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켜주는 API
이렇게 하고 부드러운 이동에 필요한 이징 함수 등은 직접 구현해서 "나머지 몽땅" 부분에서 처리한다 치면 Canvas와 Flash에선 괜찮을지 모르나 iPhone에선 성능이 느릴 수 있습니다. Webkit에서 이징은 CSS를 이용해 선언적으로 처리해야 iPhone에서도 빠른 속도로 구현됩니다.

이런 식의 문제(어느 정도 수준에서 추상화를 할 것인지)를 잘 해결하려면 각 기술(Flash, Webkit, Canvas)의 API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실제로 삽질도 좀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2. 부가적인 이득

위에서 인용한 글귀에도 나오지만 부가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나머지 몽땅" 부분이 플랫폼 중립적인 방식으로 설계/구현된다는 점이죠. 이게 뭔 소리인고 하니:

  • 비교적 아름다운 API
  • 완전한 테스트 가능성 (실제 커버리지가 높냐 낮냐는 개발자가 얼마나 열심히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느냐의 문제)
  • 이에 따라 견고하고 유지보수 비용이 낮은 코드 확보
소셜 게임이나 웹 게임 류는 런치 이후의 운영이 매우 중요한데 여러가지를 빠르게 테스트하고자 할 때(A/B Test가 됐건 아니건), 게임 내 여러 시스템(경제가 됐건 전투가 됐건)에 대해 다수 사용자의 인터랙션을 미리 시뮬레이션해보고자 할 때 등 온갖 지점에서 엄청난 이득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에.. 이건 짐작인데요, 언젠가 "나머지 몽땅" 부분에 들어있는 로직 중 상당수를 서버에서 돌려야할 일이 (여러가지 이유로) 생길 가능성이 있는데, 이 때엔 서버측 코드 새로 짜지 말고 "SSJS (server-side javascript)"를 구글링해보세요. 짐작이기는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라면) 서버측과 클라이언트측에 같은 일을 하는 코드가 이미 상당히 쌓여 있을 것이다에 이 돈 몽땅과 제 손모가지를...


3. 발빼기

어... 전 소셜 게임 개발 안할겁니다.

ㅌㅌ


4. 예상 FAQ

Q1: JS로 짜면 플래시 버전도 꼬진 AVM에서 실행되니까 느리잖아요?
A: 소셜 게임으로 WoW 만들거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FarmVille 정도는 가뿐하죠.

Q2: JS로 짜면 type checking은?
A: 유닛테스트 잘 만드세요.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Q3: 안해보고 이런 글 써도 되나요?
A: 믿느냐 마느냐는 님의 선택. 진실은 저 너머에...

Q4: 개발도 안할거면서 이런 글 왜 쓰나요?
A: 개버릇 남 못줘서.

Q5: Webkit CSS랑 Canvas가 정말 쓸만한가요?
A: 구글링 plz. 참고로 아이폰에서 HTML/CSS/JS로 요런짓도 가능합니다.

Q6: "나머지 몽땅" 부분에 8~90% 코드를 넣으려면 어떻게 설계를 해야?
A: 소프트웨어 설계에 대한 책들을 참고하세요. 이를테면 패턴 책이나.


...


PS: 행여나 이 글에 낚여서 삽질을 하시다가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면 제가 밥 한끼 정도 사드리는 것으로 보상을.



저작자 표시
신고

농장 게임이 인기 없는 이유? 에서 이어서 씁니다.

1) 내가 "재미 이론"을 까는 이유, 2) 어디가 어떻게 틀렸다는 것인지, 3)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지 순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1. 나는 "재미 이론"을 왜 까나

유명한 사람이 쓴 책인데 읽다보니 틀린 점을 발견해서 "요쉐키 틀렸넼ㅋㅋㅋㅋㅋ" 이러면서 우월감을 느껴보려고 그러는건 아니고요 게임 기획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사람들이 대체 게임을 왜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인용되고 있지만 틀린 내용이 담겨 있으면 어디가 어떻게 틀렸는지 정리하는 것이 저 스스로에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키에 쓰고 말면 되는 것을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는 1) 혹시나 다른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2)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해서 입니다.

요따위 변명을 하고 시작하는 이유는... 너무 까기만 하는 사람으로 찍힐까봐서요 ㅋ


2. 어디가 어떻게 틀렸나

여기에서 말하는 "틀렸다"라는 것이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요, "그럼 진화론적 분석을 올바르게 하면 어떤 게임이 망할지 맞출 수 있나?"라는 의미에서의 "틀렸다/맞았다"가 아닙니다. "진화론적 분석을 한다고 했으면 결론이 미래를 올바르게 예측했건 못했건 간에 적어도 일단 분석 자체는 올바르게 해야하는데 분석 자체가 올바르지 않다"는 의미에서의 "틀렸다" 입니다. 뭔 게임이 망할지 안망할지 백발백중 맞출 수 있는 이론이 있다고 누군가가 주장한다면 그 사람은 그냥 약장수죠.

앞 글에서 인용했던 부분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게임들, 특히 고전적 올림픽 스포츠로부터 발전된 게임들은, 매우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시 인류의 욕구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1)

인간의 모든 적응행동를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적 적응"으로 보는 관점은 편협합니다. 우리가 흔히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이라고 말하는 메커니즘은 생존 선택(survival selection)과 성선택(sexual selection)으로 나뉠 수 있고, 이 두 가지 메커니즘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서로 매우 다릅니다. 특히 스포츠나 예술과 같이 잉여롭고 과장된 행위는 생존 선택의 관점만으로 온건히 해석하기에 많은 무리가 있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이고요.

게임의 재미를 생존 선택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문제는 위 인용문에서 뿐만 아니라 "재미 이론" 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 뿐 아니라 소위 "진화론적 접근"을 한다는 대부분의 책들이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재미를 느끼는 많은 행위들이 실은 우리로 하여금 좀 더 나은 석기시대인이 될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역할을 한다(2) ... 우리는 게임이 현대 생활에 더 적합해지도록 발전시켜왔다(3) ... 인간이 진화됨에 따라, 게임도 바뀌어 왔다. 초창기의 체스에서는 퀸이 오늘날처럼 강력하지 않았다(4). ... 곡물의 수확은 정말 중요한 일이었으나 오늘날엔 그렇지 않다. 농경에 대한 게임을 많이 찾아볼 수 없는 까닭이다(5).

이 분석은 문화가 변화하는 속도와 진화가 일어나는 속도의 스케일 차이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번식 사이클, 선택압의 크기, 생존선택인지 성선택인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다르지만, 진화적 적응은 대체로 수만년에서 수백~수천만년에 걸쳐 일어나는 일이고 문화의 변화는 이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이루어집니다.

즉, 현대 도시생활로의 변화는 길게 봐야 수백~수천년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 이 짧은 시간 동안 진화적 적응이 일어나서 우리의 심리가 현대 도시 생활에 적합한 무언가에서 재미를 느끼게끔 변화되었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게임의 변화는 인간 진화와 무관합니다.

농경이 현대 생활에 필요한 기술이 아니고, 현대 인류는 현대 생활에 맞게 진화 했기 때문에, 우리는 농경 게임에서 재미를 못느끼고, 따라서 시장성이 없다라는 일련의 추론은 이러한 이유에서 부적절합니다. 도시 건설 게임이 잘 팔리는 이유 또한 인간의 진화와 무관합니다.

한편, 이러한 설명에도 이상한 점이 하나 있죠. 만약 우리가 석기 시대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고, 현대 생활에 대한 진화적 적응이 일어날만큼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과연 우리가 도시 건설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대답은 게임의 근본적인 메커닉이 제공하는 여러가지 퍼즐풀이의 재미(이 부분은 Raph Koster의 책에서 잘 설명하고 있으므로 패스)일 것이고, (제가 생각하기에) 이 문제에 대한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제시할 수 있는 추가적인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 도시 환경 자체도 인간 본성의 강한 제약이 작용된 결과물이기 때문

즉, 문화 현상이라는 것 자체도 인간의 본성과 무관하게 아무렇게나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도시 건설 게임은 현대 도시 문명과 관련이 있고 현대 도시 문명은 다시 인간의 진화적 본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도시 건설 게임으로부터 여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참고로 1992년에 출판된 유명한 진화심리학 교과서 논문집 "The Adapted Mind"의 부제는 "진화심리학과 문화의 생성(Evolutionary Psychology and the Generation of Culture)" 인데, 이 제목이 문화와 인간 본성의 관계에 대한 진화심리학적 관점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3. 그래서 어쩌라고?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저는 "인간이 왜 게임을 하나?"라는 질문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에 대한 이론, 동기에 대한 이론이 어찌되었건 간에 게임 기획 실무랑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1) 예측 가능성이 높고, 2) 기획자의 상상력에 충분한 제약을 가하면서도 3) 응용 가능성이 높은 이론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aph Koster의 책 제목은 "게임 디자이너를 위한 재미 이론"입니다. 따라서 "게임이 주는 재미"에 대한 설명을 시도하고 있죠. 그런데 저는 이 시도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게임이 무엇인지를 정의해야하고 둘째, 재미가 무엇인지를 정의한 다음에 이 두 가지에 기반하여 셋째, 게임이 주는 재미가 무엇인지 정의해야 하기 때문이죠. 헌데 게임의 정의도 모호하고 재미의 정의도 모호한 상황이라... 하물며 "게임이 주는 재미"를 정의하고 설명하는 일은 요원하다고 봅니다.

저는 "게임이 주는 재미"를 설명하려는 시도에서 두 걸음 물러나서 "올바른 동기 이론"에서부터 공부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즉 "애초에 사람들이 외적인 보상이 없는 행동을 왜 하나"에서부터 시작하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프로이트나 메슬로우 등을 까야겠습니다 --; 결국 또 까겠다는 얘기가 결론인데... 깔꺼 다 까고나면(진화심리학도 까고나면!? ㅎㅎ) 언젠가 뭔가 건설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요딴 식으로 까는 글에서도 무언가를 얻어가신다면... 제겐 기쁜 일이겠습니다. :-)


저작자 표시
신고

예전에 Raph Koster의 “재미 이론 (A Theory of Fun for Game Design)”을 읽고 독후감을 쓴 적이 있는데요, 요번에는 원서로 다시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 다시 읽으니 눈에 확 들어오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요 구절입니다:

많은 게임들, 특히 고전적 올림픽 스포츠로부터 발전된 게임들은, 매우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시 인류의 욕구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1). 우리가 재미를 느끼는 많은 행위들이 실은 우리로 하여금 좀 더 나은 석기시대인이 될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역할을 한다(2). 우리는 구시대의 기술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먹기 위해 화살로 무언가를 맞춰야 할 필요도 없고, 자선행사에 참여할 때에나 마라톤 혹은 장거리 경주를 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삶의 기술을 향상시키는데에서 재미를 느낀다. 비록 우리의 파충류 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조준하기나 망보기 등을 연습하길 원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게임이 현대 생활에 더 적합해지도록 발전시켜왔다(3).

예를 들어, 내가 소장하고 있는 많은 게임들이 연결망 구축과 관련되어 있다. 기차 선로나 송수로를 구축하는 게임은 석기시대인의 활동과는 딱히 관련이 없다. 인간이 진화됨에 따라, 게임도 바뀌어 왔다. 초창기의 체스에서는 퀸이 오늘날처럼 강력하지 않았다(4).

많은 게임들이 구식이 되었고 오늘날엔 더이상 즐겨지지 않는다. 곡물의 수확은 정말 중요한 일이었으나 오늘날엔 그렇지 않다. 농경에 대한 게임을 많이 찾아볼 수 없는 까닭이다(5).

Many games, particularly those that have evolved into the classic Olympian sports, can be directly traced back to the needs of primitive humans to survive under very difficult conditions. Many things we have fun at doing are in fact training us to be better cavemen. We learn skills that are antiquated. Most folks never need to shoot something with an arrow to eat, and we run marathons or other long races mostly to raise funds for charities.

Nonetheless, we have fun mostly to improve our life skills. And while there may be something deep in our reptile brains that wants us to continue practicing aiming or sentry-posting, we do in fact evolve games that are more suited to our modern lives.

For example, there are many games in my collection that relate to network building. Building railway lines or aqueducts wasn't exactly a caveman activity. As humans have evolved, we've changed around our games. In early versions of chess, queens weren't nearly as powerful a piece as they are today.

Many games have become obsolete and are no longer played. Grain harvesting used to be a really big deal, but it isn't now. You can't find many games about farming on the market as a result.

--p60~62

한편, 2010년 4월 14일 현재 FarmVille의 MAU는 무려 82,000,000명 으로, 세상에서 가장 잘나가는 게임 중 하나죠.

 

결론은? 1) FarmVille이 게임이 아니거나, 2) FarmVille이 게임은 맞는데 실은 농장 게임이 아니거나, 3) Raph Koster의 위와 같은 추론이 틀렸거나.

 

1. FarmVille은 게임이 아닌가?

물론 FarmVille은 게임 맞습니다. 적어도(!?) 다음 글을 보면 Raph Koster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Yes, Farmville is a game. It just requires fairly little skill compared to games for “advanced” gamers. But by any reasonable definition of game, it fits perfectly. --What core gamers should know about social games

따라서 요건 일단 탈락.

 

2. FarmVille이 사실은 농장 게임이 아닌가?

반쯤 맞고 반쯤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FarmVille이 사실 농장 게임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맞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FarmVille의 내부적인 게임 매카닉은 그대로 유지하고 농장이 아닌 다른 테마(이를테면… 카페나 수족관)로 바뀌더라도 잘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FarmVille의 본질이 “농장”에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런 이유에서 FarmVille은 농장 게임이 아니다(즉, 농장 게임이라서 잘 되는게 아니다)라고 생각할 여지가 있습니다. (혹은 좀 방향을 틀어서, 실은 "길잃은 외로운 짐승들" 기르는 게임이었다거나. ㅎㅎ)

Social Engineering

http://www.virtualshackles.com/63

한편, 현재 논의의 맥락에서 보면 농장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하는건 반칙이죠. "게임의 본질은 수학적 추상성"이라고 우기면서 빠져나갈 수 있다면 앞으로는 누구든지 아무 게임이나 들도선 "이 게임이 안팔리는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현대인의 대부분은 해드샷 스킬을 연습할 필요가 없으므로 FPS는 망할거라거나, 예전에는 잘나가던 1942가 잘 안되는 이유는 1,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반세기가 지난 관계로 사람들이 더이상 전투기 조종 스킬을 배울 필요가 없어졌다거나 등등.

이렇게 아무 게임이나 장르건 일단 깐 다음에 누군가가 "무슨 소리야, 이 게임들 여전히 잘 나가는데?"라고 하면 "오해다, 실은 1942의 본질은 전투기가 아니다"라거나, "오해다, 카스의 본질은 총이 아니다" 등등 본질드립을 치면서 빠져나갈 수 있게 되는거죠.

따라서 "사실은 농장 게임이 아닌가?"라는 질문의 답은 맥락에 따라 다른거고, 현재 맥락에서는 FarmVille은 농장 게임 맞습니다.


3. “재미 이론”의 위와 같은 추론이 틀렸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온갖 대중서/전문서들에 넘쳐나는 잘못된 진화론적 분석의 또다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출근해야하니까 다음 글에서. (사실 이게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 --> 재미에 대한 잘못된 진화론적 분석

신고

블로그를 옮겼습니다: [글 읽기]

저작자 표시
신고
< Newer     Older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