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간략하게 "예수의 부활에 대한 역사적 증거가 있는가(Is There Historical Evidence for the Resurrection of Jesus)?"라는 주제의 토론에 대해 언급했었는데요, 어제 밤에 전문을 다 읽었습니다. (의외로 재미있었어요)

성경에는 오류가 없다고 믿는 독실한 근본주의 신학자인 William Lane Craig와 처음에는 같은 근본주의자였지만 본문비평학에 오랜 동안 몸 담고 있다가 결국 불가지론자가 된 Bart D. Ehrman 사이의 공개 토론입니다.

사실 William Craig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Bart Ehrman은 "Misquoting Jesus (성경 왜곡의 역사)"의 저자로 유명한 권위자입니다:

Image:Misquoting Jesus.jpg


William Craig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성경에 다음 네 가지 "사실"이 언급된다:

1. 예수는 십자가형으로 죽은 뒤 땅에 묻혔다.
2. 얼마 후 예수의 빈 무덤이 발견되었다.
3. 예수가 죽은 뒤에 그를 보았다는 무리들이 있었다.
4. 당대에 예수 부활에 대한 믿음이 비정상적으로 강했다.

이러한 "사실"들에 대한 가장 합리적이고 그럴듯한 해석은 "예수가 부활했다"는 것이다.

Bart Ehrman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음서의 기록들은 신학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자료이지만 역사학적 자료로 쓰이기에는 가치가 떨어진다. 역사적으로 타당한 설명이란 자연주의적인(naturallism - super-natural의 반대 의미로서의 자연주의) 설명인데, "부활"이라는 사건은 "기적"이고, 기적이란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부활에 대한 역사적 증거가 있는가"라는 물음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자연적인 설명이 가능한가"라는 물음과 같다.

즉, "기적 자체가 가능한가?"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2,000년 전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치고, 과연 그것에 대한 역사적 증거가 있을 수 있겠는가?"라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과학적/합리적/자연적으로 설명이 되는 현상은 기적이 아닙니다. 기적은 설명이 안되기 때문에 기적인 것이죠.

사실 제 생각엔 여기까지가 토론에서 오간 내용의 전부이고, 여기에서 토론은 끝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격식을 갖추고, 온갖 논리와 자료, 다양한 수사법을 동원해서 논쟁하고 있지만 요약해놓고 보면 동네 아이들 말 싸움이나 그 수준이 비슷합니다.

그래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종종 있었는데,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성경 무오류설에 대한 논쟁이었습니다.

W.C가 제시한 "사실"들에 대하여, B.E은 "그러한 사실들이 언급된 신약의 여러 복음서들에 다양한 오류, 의도적 변개 및 실수로 인한 변개 등이 있고, 각 복음서의 주장들이 서로 약간씩 다르다는 점" 등을 지적합니다.

그러자 W.C는 "조금 틀린 부분이 있다고 해서 모두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부차적인 부분들을 제외한 나머지 중요한 부분들은 모든 복음서에서 일관성 있게 언급된다는 점" 그리고 "모든 텍스트의 가치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서로 상충하는 내용이 있을 경우 더 오래된 믿을만한 텍스트를 우선적으로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을 언급했습니다.

B.E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W.C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날립니다:

"그렇다면, 성경 어딘가에 사소한 문제라도 있다는 것인가? 부차적인 문제라도 좋으니 정확히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말해줄 수 있는가?"

W.C는 여러 차례 반복되는 이 질문에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가 지금까지 성경에 오류가 없다고 배워왔고, 또 그렇게 가르쳐왔기 때문입니다.

...

Bart Ehrman이라는 사람에게 흥미가 생겨 뒷조사를 하다보니 이런 글까지 읽게 되었네요. 조만간 "성경 왜곡의 역사"에서 말하고 있는 성경의 문제들, 특히 신약의 문제들에 대해 요약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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