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읽은 책은 Game Development Essential 시리즈 중 Game Interface Design 입니다. (사실은 지난 주말에 읽었는데 지금 정리해서 올립니다)


기초(foundation), 이론(theory), 실무(practice)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실무 부분에서는 개발 프로세스, 프로토타이핑 얘기가 나오길래 대충 훑어만 봤습니다.

1장(역사)에서는 초창기 아케이트 게임의 역사를 훑으면서 인터페이스(물리적 인터페이스 포함)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이얼 하나 달랑 있던 Pong, 무기 발사 개념이 추가된 Space Invaders, 한 축의 움직임을 더 추가하여 X,Y 양방향 이동을 구현한 Pac Man 등의 순서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얻은 교훈이라면… 게임이 상당히 다양해보이기는 하지만 초창기의 몇 가지 혁신에 비하면 최근 게임들의 변화는 약간의 변주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닌텐도는 살짝 예외 ㅋ). 하긴 이런 류의 얘기는 예전에 랄프 코스터 책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었던 것 같네요. 게임을 즐기는 행위를 관찰해보면 장르가 아무리 달라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식으로 표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내용은 오락실 게임의 “High Score”가 만들어낸 사회 현상에 대한 언급. 저자는 오락기 전원이 꺼지면 High Score가 지워지는 것을 단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저는 이게 오히려 장점이었다고 생각해요. 기존 스코어가 지워져야 매일매일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죠. :-)

2장(목표와 고려사항)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론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게임 인터페이스의 1차적 목표(primary goal)은 피드백과 컨트롤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2차적 목표(secondary goal)는 몰입(immersion)과 분위기(atmosphere)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지속적으로 게임 컨텐츠 내에 녹아들어서 사용자에겐 최대한 보이지 않는 인터페이스의 장점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이 책 전체에 반복됩니다.

읽다보니 중간에 좀 어이없는 인용이 나오는데요 이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는 이게 더 직관적이고 플레이어에게 자신이 다루는 탱그와 좀 더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베타 테스터들은 이 인터페이스에 대해 내내 불만을 토로했죠. 최종적인 게임도 에너지 막대가 없이 출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판매량이 줄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이게 더 나은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합니다.

I felt it was more intuitive and allowed one to become more connected with the object they were driving(a tank). Our beta testers complained about it constantly during testing. The final game has no health meter, and it may have probably hurt sales, but I think it is a better interface. (p21)

예술을 하는게 아니라면 혁신 자체가 목표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UI이건 UX이건 ROI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 오픈마루 블로그에 쓴 사용자 경험의 비즈니스 가치도 참고)

3장(인터페이스 분류하기)은 기존 인터페이스를 카테고리에 맞게 나누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별로 얻은 인사이트가 없었습니다. 카테고리로 나누는 행위에도 목적이 있을텐데 그냥 나눠놓고 “이 중에서 골라써~”라는 식의 접근은 싫어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디자이너의 자세에 대해서는 Designing for Interaction에서 나왔던 “디자인이란 그저 그런 여러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옵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라는 접근을 선호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안을 찾아내기 위해 기존의 인터페이스를 분해하여 좀 더 본질적인 조각들로 나누는 방식이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4장(하드웨어 인터페이스)은 다양한 하드웨어와 컨트롤러의 인터페이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재미있었던 내용은 PS나 Xbox 류에 딸려오는 기본 컨트롤러를 쥐는 방식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표적으로 오른쪽 버튼(A,B,X,Y)에 관련하여 precise player와 sloppy player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고 있더군요 ㅋ 전자는 정확히 버튼을 눌러주는 사람, 후자는 엄지를 어중간한 가운데 위치에 놓고 문지르듯 누르는 사람. 저는 게임 종류에 따라 다르게 누르는 것 같아요. 가끔은 검지를 같이 쓰기도(격투게임). 물론 그런 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ㅎㅎ

5장(장르에 따른 구분)에서는 다양한 게임 장르에 따라 관습적으로 쓰이는 인터페이스 요소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관습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러한 인터페이스를 원하는 수많은 기존 팬들 때문이라는 측면도 있다고.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요소를 의도적으로 깨고 시장을 확대한 사례로 닌텐도의 Wii가 있죠. 요즘은 닌테도 때문에… 뭔 얘기를 하건 간에 “아니야, 닌텐도는 그렇게 안했는데 대박났어!”하면서 반론을 하게 된다죠. ㅎ

6장(컨트롤)에서는 제목 그대로 게임을 제어하는 수단으로서의 인터페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자동화해주는 바람에 게임의 재미가 반감된 사례로 “The Bard’s Tale”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사례로 넥슨의 “바람의 나라”도 언급되고 있군요.

6장에서 상당히 깊게 다루는 내용 중 “저장 시스템”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그동안 유서 깊은 토론들도 워낙 많았고, 아직 제가 못 따라간 부분들도 있고, 내용도 길고 해서… 공부 좀 더 한 다음에 별도의 포스트로 다루고자 합니다.

7장(피드백)은 6장의 컨트롤과 대비되는 부분으로 게임 내 상황에 대해 유저에게 알려주는(피드백) 방식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별 특별한 내용은 없었고, 읽다가 발끈한 부분이 하나 있어서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MMOG 종류의 인터페이스가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합리화(?)인데요, 저자는 1) MMOG는 장시간 플레이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효율성이 극대화 될 필요가 있고, 2) 초보자와 숙련자의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 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친다면 대부분의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의 UI 또한 1) 장시간 사용하며, 2) 초보자와 숙련자의 니즈가 다르다는 점에서 UI가 복잡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성립하게 될텐데, 좀 이상한 얘기죠. 현재의 MMOG UI를 보고 있으면 과거의 Microsoft Office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버전이 올라가면서 점점 늘어가는 툴바와 메뉴 아이템, 이를 감추기 위한 각종 떡칠(adaptive menu 등)과 사용자 정의 기능, 이러한 떡칠 때문에 더 복잡해지는 UI의 악순환 말이죠.

이러한 악순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The Humane Interface의 다소 급진적인 원칙들을 적용해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The Humane Interface는 몰입(immersion)을 강조하는 부분이라거나 하는 면에서 게임 UI 설계와 특히 잘 통하는 면이 있다고 봅니다.

이후 8장, 9장은 실무(practice) 얘기인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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