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딸기다

저는 동성애자가 아닙니다. 게다가 영화 등에서 동성애를 묘사하는 장면을 접하면 거부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딸기를 싫어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지만, 딸기를 반대하는 것은 멍청한 짓입니다. 좋으면 먹고 싫으면 안먹으면 그만이지, 반대 씩이나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딸기를 먹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죠.

물론 딸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딸기를 강제로 먹이려고 하거나, 딸기가 맛있는 이유를 설명하며 귀찮게 하거나, 자꾸 딸기를 싫어하는 사람 앞에서 의도적으로 딸기 냄새를 풀풀 풍기거나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단순히 딸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이나,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딸기를 이야기를 하고, 딸기를 나눠먹고 하는 것 등은 도무지 문제될 일이 없는 것이죠.

(저는 원래 딸기를 좋아해요. 싫어하는 과일을 찾으려다가 도저히 못 찾겠어서 그냥 딸기로 했습니다. 아차, 어륀쥐로 할 걸.)


딸기 반대를 실천하는 사람들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주장을 종종 접합니다. 오만가지 다양한 주장들이 있지만 그 중 특히 해로운 버전을 꼽자면 종교적 믿음을 근거로 한 주장입니다.

다음은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에서 인용한 구절입니다: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에서 동성애에 대한 공식적인 처벌은 사형이었다. 산 채로 묻은 뒤 그 위에 벽을 쌓는 고상한 방법을 써서 말이다. 그 '죄' 자체는 다른 누구에게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성인들 사이의 동의에 따라 이루어지는 사적인 행위이며, 여기서 다시 우리는 종교적 절대론의 고전적인 증표를 본다. 내 조국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영국에서도 동성애는 1967년까지 범법 행위로 취급되었다. 1954년 Von Neumann과 더불어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한 영국의 수학자 Alan Turing이 동성애자라는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뒤 자살했다. 튜링이 벽 아래 산 채로 묻힌 것은 분명 아니었다. 그는 2년 동안 감옥에 들어가든지(다른 죄수들이 그를 어떻게 대할지 상상이 갈 것이다) 가슴을 튀어나오게 하는 호르몬 주사를 맞고 화학적 거세를 당할지, 선택을 하라는 제의를 받았다. 결국 그는 청산가리가 든 사과를 먹는 것으로 개인적인 선택을 했다.

(...omitted...)

미국 탈레반이 동성애를 대하는 태도는 그들의 종교적 절대론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리버티 대학교의 설립자인 Jerry Falwell 목사의 말을 들어보자. "AIDS는 그저 신이 동성애에 내린 처벌이 아니다. 그것은 동성애자들을 묵인한 사회에 대한 처벌이다." (...omitted...) 웨스트버로 침례교의 프레드 펠프스 목사도 동성애자들을 강박적일 정도로 싫어하는 막강한 설교자다. (...omitted...) 그에게는 많은 후원자들과 후원금이 몰린다. 그의 웹사이트에는 그가 1991년 이후로 미국, 캐나다, 요르단, 이라크에서 "신이여, 에이즈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표어를 들고 2만 2000번(평균 나흘에 한 번꼴)의 동성애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나온다. 그의 웹사이트에서 아주 흥미로운 것은 사망한 한 동성애자의 이름과 함께 그가 지옥에서 며칠째 불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p439~442

이것이 외국의 얘기일 뿐인 것은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종교인들이 공공연하게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하고 다닙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3년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청소년보호법상의 동성애자 차별조항의 삭제를 권고하자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은 이를 반박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일찍이 동성애로 성문화가 타락했던 소돔과 고모라가 하나님의 진노로 유황불 심판으로 망하였다. 또한 성경은 동성애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레 18:22, 20:13, 롬 1:27). 동성애가 사회적 지탄 대상이 된 것도 에이즈가 동성애자들에 의해서 많이 전염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대착오적인 성명서가 발표되고 나서 "육우당"이라는 가명을 쓰는 한 동성애자가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몰지각한 편견으로 이 사회는 수 많은 성적 소수자를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 내 한 목숨 죽어서 동성애 사이트가 유해매체에서 삭제되고 소돔과 고모라 운운하는 가식적인 기독교인들에게 무언가 깨달음을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 사건에 대한 한기총의 당시 반응은 이랬습니다:
한기총 김청 홍보국장은 육우당 씨의 죽음이 한기총의 책임이라고 볼 수 없기에 공식적인 사과성명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omitted...) 김청 홍보국장은 "그 사람이 죽음을 선택한 것이기에 그 사람 개인의 책임이지 한기총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한국 교회에서 동성애자를 대하는 태도는 둘 중 하나입니다. 위 한기총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상종 못할 죄인들"이라고 보는 입장과, "비정상적인 성적 지향을 가진 환자들"
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접근하죠:
‘동성애의 모든 것’ 강의 마련된다:

강의 내용은 관계 중독에서 치유를 경험한 앨리 선교사의 간증(60분)을 통해:
  • 한 세대의 상처가 다음 세대의 상처에 끼치는 영향
  •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우리의 합법적 필요,
  • 그리고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그 필요를 채우려는 우리
  •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의 필요성과 그로 인한 회복
등을 먼저 알린다. 이어 한 평범한 소년·소녀가 동성애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살펴보는 동성애의 주요 원인에 대한 강의(60분)와 동성애의 예방과 치유, 그리고 교회의 책임에 대한 설명(60분)이 계속된다.

조금 완곡해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현대의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보면 턱없이 시대착오적이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라 유전적/생물학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성적 취향일 뿐입니다.


성경이 정말 동성애를 금하였는가?

교파에 따라 입장이 다릅니다. 한국의 개신교는 매우 보수적인 근본주의 기독교(Christian Fundamentalism)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근본주의 교파에서는 대체로 성경이 "동성애를 금지하였다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위키피디아의 "교파에 따른 동성애에 대한 입장" 페이지를 보면
  • 동성애자가 신자가 되는 것을 허용하는지
  • 동성애자의 안수를 허용하는지
  • 동성결연을 허용하는지
  • 동성결혼을 허용하는지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하여 교파간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오바마 상원위원(민주당 대선 주자)이 산상수훈을 인용하며 동성애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여 이슈가 되기도 했고요.


맺음말

동성애는 선호의 문제이지, 찬반의 문제가 아닙니다. 편협한 종교적 믿음을 근거로 동성애를 죄악 혹은 (정신적) 질병으로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아무리 잘못된 주장이라도 일단 종교적 믿음으로 포장되고 나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게 마련입니다. 특히 동성애와 같은 개인 취향의 문제와 연관되면 바로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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